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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앱 피곤시대, 웹으로 바로 접속한다


[김영리기자] '스마트폰 시대=앱 시대'라는 공식은 이미 익숙하다. 스마트폰을 100% 이용하려면 애플리케이션(앱)은 필수다. 하루에도 수 백, 수 천 개 씩 쏟아지는 앱으로 이용자는 즐거운 비명을 지를지 몰라도 개발자들은 괴롭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스마트폰하며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블랙베리, 바다폰까지...운영체제(OS)도 다양하다. 최근엔 태블릿PC 뿐 아니라 스마트TV란 것도 등장해 개발자들을 괴롭힌다. 각 OS와 단말기 사양에 맞는 앱을 일일이 개발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들을 한 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웹 앱’이다.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림 블랙베리, MS 윈도폰, 노키아 미고, 삼성 바다, HP 웹 OS 등 다양한 플랫폼이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각 모바일 플랫폼마다 앱 개발을 따로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증가와 시간 낭비 등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조사나 이통사 입장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통사는 다양한 모바일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유통한다. 제조사는 단말기를 만들기만 해선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그 위에 돌아갈 소프트웨어, 즉 앱을 확보해야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로 ‘웹 앱’을 주목하고 있다. ‘웹 앱’은 특정 OS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금은 애플의 iOS를 쓰느냐,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느냐 혹은 다른 모바일 OS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앱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웹 앱은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개발자 뿐 아니라 이용자들도 특정 OS에 제한받지 않고 누구나 쉽게 사용 가능하다.

국내에서 앞선 ‘웹 앱’ 기술력을 확보한 회사는 ‘블루가’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 임준호 사장은 “앞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접속만 하면 바로 이용 가능한 ‘웹 앱’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특정 OS에 관계없이 웹에서 바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편리성이 높아진다”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이 HTML5인데 웹이 더 이상 브라우저가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웹 기술은 앱스토어에서 내려 받는 설치형(네이티브) 앱 만큼의 기능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세대 웹 표준 기술인 HTML5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웹 기술만 사용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서버 푸시 지원, 풀 스크린 모드, 애니메이션 효과, 터치 상호작용, 양방향 통신, 오프라인 지원, 향상된 스타일 등 네이티브 앱과 유사한 실행환경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

또한 웹 표준 기술을 활용하면 한 번 제작한 것을 여러 OS나 단말기로 한 번에 배포할 수 있다. 이런 특징으로 기존 업체들은 앱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앞으로 더욱 활성화할 N스크린 환경도 빠르게 대응할 수도 있다.

블루가는 스마트 시대에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이 절감되면서,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겠느냐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체에는 비용절감, 이용자에게는 편리성 추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술이 ‘웹 앱’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2009년에 만들어진 블루가는 ‘모바일 중심에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 구현’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지금까지 만든 제품은 모두 세 가지. 유저 인터페이스(UI) 프레임워크인 ‘BLUX’, 개임엔진인 ‘BXG’, 홈매니저인 ‘BLUEGA Coral’ 등이다. 이 세 제품은 모두 ‘웹 앱’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력으로 만들었다. 또 ‘웹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현장치 및 그 방법’이라는 특허도 출원했다.

임 사장은 “HTML5 기반의 ‘웹 앱’ 시장은 현재 시작단계로, 그만큼 블루가는 세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 속에서 ‘웹 앱’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앱스프레소’ 하이브리드 앱 주도

‘웹 앱’에서 조금 더 포장된 것이 ‘하이브리드 앱’이다. 하이브리드 앱은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웹과 네이티브 앱의 특징을 조합한 형태를 말한다. 일반적인 웹 기술로도 모바일 단말기의 고유 정보와 상호 작용할 수 있게 하고 앱 스토어에 올리고 판매도 할 수 있는 형태의 앱이다. 다시 말해 웹을 통해 콘텐츠가 구동돼지만 일반적으로 앱스토어에서 내려 받는 네이티브 앱의 형태를 띠는 것이다.

또 웹 앱의 형태로는 앱스토어 등 마켓에 올릴 수 없어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하며 웹 앱을 찾으려면 주소 기반으로 찾아야 하는데 긴 주소를 공유하기도 복잡하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모바일 단말기의 고유 기능을 웹 기술로 호출할 수 있는 API가 필요하며 웹 앱을 네이티브 앱으로 포장해주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해외에서는 폰갭(PhoneGap), 티타늄(Titanium)과 같은 프레임워크가 유명하고 국내에선 KTH의 ‘앱스프레소’가 지난 3월 선보인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이통사들이 주도하는 앱 도매장터(WAC·Whilesale App Community)나 WAC2.0 표준 한국형 앱스토어인 K-WAC도 웹 기술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앱 개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프레임워크를 이용하면 내부는 일반 웹 기술로 구현하고 외형은 네이티브 앱 형태를 띠면서 두 환경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다.

KTH의 앱스프레소는 쉽게 말해 웹 개발만 할 줄 알아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앱스프레소를 통해 HTML, CSS, 자바스크립트 등 웹 개발 언어로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아이패드 앱을 개발할 수 있는 것.

한기태 KTH 웹플랫폼랩 팀장은 “앱스프레소는 전 세계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앱 프레임워크”라고 자신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앱스프레소는 지난 3월 14일 출시 후 하루만에 2천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한 달 만에 1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또 지난 4월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앱스프레소 교육과정이 개설되면서 등록을 시작한지 5초 만에 신청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에 KTH는 교육과정을 추가로 개설해 매달 정기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웬만한 앱 개발자라고 하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을 한번에, 그것도 HTML, CSS, 자바스크립트 등 익숙한 웹 기술로 앱을 만들 수 있는 KTH의 앱스프레소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팀장은 구글의 빅 군도트라 부사장의 말을 인용, “구글조차도 모든 플랫폼마다 앱을 개발하지 못한다”며 “그 대안으로 나온 웹은 이미 플랫폼의 위치에 올라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앱스프레소로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에 있는 80% 이상의 앱을 구현할 수 있다”며 “그 대표적인 예로 앱스프레소를 이용해 개발된 앱인 안드로이드용 ‘푸딩얼굴인식’을 보면 완성도를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 WAC 마켓, 크롬 웹스토어 등에 앱을 등록,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도 보장해준다.

앱스프레소 1.0 정식버전은 WAC과 완벽 호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3분기 K-WAC이 출범하면 상호 호환성 테스트 후 1.0 정식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앱스프레소는 지난달 말 1.0RC버전으로 업데이트했다. 주요 내용은 PDK(Plug-in Development Kit)를 추가 지원, 앱스프레소 플러그인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과 도구들을 제공한다.

PDK는 기존 웹 앱의 한계를 뛰어넘어 네이티브 앱의 특정 기능을 플러그인을 통해 더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앱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애플과 구글의 푸시 알림 기능인 APNS와 C2DM 등을 플러그인으로 개발해서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한 팀장은 “웹 개발자들도 앱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앱 개발의 어려움을 앱스프레소가 덜어주며 개발자 저변을 확보하는 게 1차 목표”라며 “이후에는 개발자 뿐 아니라 다양한 서드파티 등도 참여해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 조성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K-WAC 상용화 눈 앞

한국형 앱 도매장터 K-WAC이 출범하면 웹앱의 생태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K-WAC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참여하며 이르면 9월 말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K-WAC은 개발자들이 표준에 맞춰 앱을 등록하면 국내 이동통신 3사는 각각 T스토어, 올레마켓, 오즈스토어 등 자신의 앱스토어에 유·무료 앱을 올려놓는 구조다. 사업 초기 안착을 위해 개발자에게 유리한 수익배분을 포함한 다양한 혜택들이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K-WAC 위에서 만들어지는 앱은 바로 '웹 앱'으로 개발된다. 통신사들은 웹 앱이 OS에 구속되지 않고 어느 기기에서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웹 앱이 K-WAC에 축적된다면 통신사가 콘텐츠 시장을 다시 장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휴대폰 제조사와 인터넷 업체에 빼앗긴 콘텐츠 유통권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 연합전선을 펼치는 셈이다.

휴대폰 이용자들은 기존 앱과 K-WAC 앱을 구별없이 사용하지만 통신사들은 도매장터를 통해 더 많은 개발자들을 모으고 다양하고 우수한 앱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모바일 시장에서 선순환 생태계 구축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통사 간 상호 협조, 웹 앱의 안정성 등만 확보된다면 성공적인 안착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글로벌 WAC에는 국내 이통3사를 비록해 미국 버라이즌, 일본 NTT도코모, 영국 보다폰 등 70여 개 이통사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K-WAC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면 웹 기반 글로벌 WAC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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