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출범…사연 많았던 G마켓-옥션 합병史


[정진호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가 G마켓과 옥션의 기업결합을 승인한 지 2년만에 두 회사의 합병을 5일 공식 승인했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인 이베이(e-bay)가 지난 2001년 2월 토종 e마켓플레이스인 옥션을 전격 인수한 이래 정확히 10년만이다.

또한 이날은 호적상 한 식구가 된 G마켓이 인터파크 계열의 구스닥으로 출범한지 만 11년이 된 해이기도 하다.

이베이는 공정위의 이번 기업 합병승인으로 한때 국내 오픈마켓의 양대 산맥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옥션과 지마켓을 한 가족으로 거느린 명실상부 '이베이 왕국'을 건설했다.

이는 곧 시장 점유율 72%에 달하는 오픈마켓 (주)이베이코리아가 공식 출범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G마켓-옥션,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가족으로…

이제는 한 가족이 된 G마켓과 옥션도 가장 역동적이고 치열한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생사를 걸고 적으로 싸웠던 시절이 있었다.

2004년 G마켓이 시장의 다크 호스로 떠오르던 때였다. 당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꼴찌였던 G마켓은 매년 300% 씩 초고속 성장으로 업계 4위까지 치고나갔다. 당시 업계 일등은 단연 옥션이었다. 일일 매출 9억원 수준이던 G마켓은 연매출 2천억원을 향해 달렸다. 그래도 여전히 옥션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뒤 G마켓은 연간 총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면서 옥션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거래액이 5배 정도 증가한 수치이며 월평균 성장률 14%, 분기 평균 성장률 47%의 성과로 당시 업계 최고 기록이었다.

2006년부터 옥션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졌다. 당시 G마켓의 최대주주였던 인터파크가 옥션과 유사한 e마켓플레이스 형태의 G마켓을 등에 업고 나면 전면전에 나섰다. 옥션의 견제도 심해졌다. 과거 적수로 보지 않던 G마켓을 경쟁자로 인식했다.

결국 G마켓이 업계 1위로 등극했고 e마켓플레이스의 지존으로 여겨진 옥션의 자존심은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황이었다. 결국 이베이는 자신의 경영 스타일대로 2009년 4월 옥션을 통해 G마켓의 지분(29%)을 4천688억원에 인수, 기나긴 경쟁 관계에 종지부를 찍는다.

◆이베이, 한국서 '이베이 왕국' 건설

한국 시장에서 G마켓-옥션의 합병을 이룬 이베이는 이제 연간 거래액 8조5592억원(2010년 기준)에 달하는 초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로 도약했다. 이는 롯데백화점의 작년 매출(6조6169억원)을 뛰어넘고 국내 오픈마켓 전체 거래액(11조8천159억원)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결국 이베이 왕국이라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공식적으로 문을 여는 셈이다.

합병 승인이 떨어진 날. 이를 의식하듯 이베이는 바짝 몸을 낮췄다. 이베이는 옥션을 통해 이날 오전에 발표한 자료를 통해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일층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합병에 따른) 제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더욱 겸허한 자세로 고객을 지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경쟁사들의 걱정과 우려를 알고 있는 만큼, 시장에 기여하고 중소판매자들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옥션은 포화 상태인 오픈마켓 시장의 중소영세 상인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을 올해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고민 많았던 공정위 "글로벌 스탠다드가 답이다"

사연 만큼이나 이번 공정위의 G마켓-옥션 합병 승인은 말도 많았다. 원래 2년전 기업결합이 이뤄져 전후 지배권의 변동이 없기 때문에 이번 합병 승인건은 보름내에 승인을 통보하는 간이심사 대상이었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경쟁 제한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그 어느 산업분야보다 높았다.

결국 공정위는 이를 일반 심사로 돌려 100일이 넘게 경쟁 제한성 이슈를 들여다 봤다. 그만큼 뒷말을 사전에 차단해 보자는 의도였다. 한 해 500여개의 기업합병 승인 심사 신청이 접수되는 공정위 입장에서 한 사안을 이처럼 오랜 시간 검토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승인심사를 마친 공정위 관계자는 "솔직히 그동안 경쟁사들의 온갖 우려와 말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글로벌 스탠다드가 답이다"라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미국, EU, 일본 등은 모·자회사간 합병 등 지배권의 변동이 없는 경우엔 기업결합 신고 자체를 면제해 준다. 한국의 공정위도 이미 2년전 부과한 행태적 시정조치가 가해졌고, 향후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사후 규제로 충분하다는 판단에 이른 셈이다. 공정위는 또 NHN 등의 오픈마켓 진입으로 관련 시장이 언제든지 경쟁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공정위는 지난 2009년 주식인수 및 기업결합 승인 당시 3년간 판매수수료 인상 금지, 중소상인 보호대책 마련, 공정거래법 준수방안 마련 등을 담은 시정조치를 부과한 바 있다.

기업 결합 후 2년 만에 합병에 성공한 G마켓-옥션이 비록 이베이라는 왕국을 건설했지만 언제든지 또 다른 견제와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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