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소수점 주식거래'…중소형 증권사 "부담스럽다"

"시스템 구축 비용·자기자본 투입…실익 적어"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현재 추진중인 소수점 주식거래 도입을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실익에 비해 짊어져야 할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존 1주 단위로 하던 주식 거래를 소수점 단위로도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월 9일 열린 혁신금융서비스 현장간담회 [뉴시스]

소수점 주식 거래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 7월 열린 혁신금융서비스 간담회에서 국내에서 1주 미만 주식거래가 안 되는 특별한 이유에 대한 검토를 주문하면서 본격 논의됐다. 앞서 금융위는 8~9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소수점 거래에 대한 관련 규정 개선작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위 관계자는 "TF는 이달 꾸려졌다"라면서도 "현재 검토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진행 사항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달 중순께 사전준비를 위한 킥오프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점 주식 거래는 우량주 분산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운용과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도입 시 거래량은 기존보다는 늘어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같은 자산으로 다양한 주식을 편입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증권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의 거래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리테일 비중이 큰 증권사는 소수점 거래를 반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소수점 주식거래가 가능해지면 결제나 전산개발 등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용이해져 리테일 비중이 큰 증권사에게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소수점 거래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형사에 비해 열악한 중소형사들이 인력과 비용 등을 투입하는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형 A증권사 관계자는 "소수점 주식거래를 위해서는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데 대형사들은 신사업을 하더라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수익구조가 열악한 중소형사들은 그 비용마저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형 B증권사 관계자 역시 "소수점 주식거래는 매매 정산시스템 구축, 배당시스템 관리 등 IT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중소형사의 경우 이런 대규모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소수점 주식 거래는 현재로서는 증권사가 먼저 주식을 확보한 뒤 소수점 주식을 고객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 유력하다. 따라서 중소형사의 경우 자기자본 부담과 이에 따른 규제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중소형 C증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소수점 단위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증권사들이 먼저 주식을 사들이고 고객들에게 파는 구조이다 보니 자기자본이 적은 중소형사들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사업 도입 시 자기자본비율 개선과 같은 인센티브를 준다면 중소형사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제도가 나올 때면 왜 대형사는 환영하고 중소형사들은 난색을 표하는지 당국이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중소형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증권사들이 소수점 주식거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소수점 주식거래 도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두고 중소형사가 대행하는 서비스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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