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美 멕시코 관세부과 결정에 현지 韓 자동차·가전업계 '초긴장'


FTA도 무시한 트럼프 보복관세, GM·월풀 등 美 업체들도 '한숨'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전격적으로 대멕시코 관세부과 결정을 내리자, 멕시코 현지 생산기지를 둔 국내 양대 가전, 자동차 업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오는 10일부터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5% 관세를 부과하고 향후 중국에 대한 보복관세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다만, 향후 파장과 관련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미국의 관세조치가 정작 미국 기업들의 대량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멕시코가 미국 제조업계의 핵심 생산기지라는 점에서다.

한편으로는 미국과 멕시코 양국 정부의 협상도 예정된 만큼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한 피해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5일 가전업계와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를 상대로 관세부과 결정에 나서자, 멕시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가전업계와 자동차업계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전체 멕시코 수입품에 대해 5% 관세를 부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적용 시점은 오는 10월부터다. 멕시코의 이민제한 조치가 없을 경우 매월 5%씩, 오는 10월까지 관세는 25%까지 올라간다. 현재 미국은 중국의 2천500억달러 규모 대미 수출품에 대해 25% 관세를 적용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캠처=RTVM]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캠처=RTVM]

멕시코와 미국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6천150억달러(725조원)로 중국 7천억달러(825조원)에 이어 2위다. 미국의 수입 규모로도 중국 21.2%에 이어 13.6%로 미국에서 소비되는 자동차, IT제품, 가전, 식품 상당 부분이 멕시코에서 생산된다.

이번 관세부과가 지극히 이례적인 점은 불법이민이라는 정치적 이슈에 기인했다는 점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초 멕시코에 대한 대규모 관세부과 입장을 나타냈지만 미국 내 반발을 의식해 미뤄왔다.

더구나 문제는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와 함께 북미자유무엽협정(NAFTA) 가입국이라는 점이다. FTA의 특성상 무관세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미국 현지 판매를 목적으로 각 분야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멕시코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자료=CEIC, 삼성증권 [자료=CEIC, 삼성증권]
자료=CEIC, 삼성증권 [자료=CEIC, 삼성증권]

자동차가 대표적인 분야다. 미국은 연간 1천억달러(117조원) 규모의 자동차를 멕시코로부터 수출한다. 도요타, BMW는 물론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업체들도 멕시코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다. 국내 업체들 중에선 기아차가 연생산 30만대 규모 소형차 공장을 가동 중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멕시코의 연간 400만대 자동차 생산 중 300만대가 미국으로 판매된다"며 "멕시코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세부과 시 일본, 유럽계 기업들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T·가전도 미국의 핵심 수입품이다. 당장 미국 가전의 상징인 월풀이 대규모 생산공장을 멕시코에 두고 있다. 코트라 집계 국내 멕시코 진출 200여개 기업 중엔 삼성전자, LG전자도 각각 TV와 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1천만대, LG 580만대 등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TV 상당수가 멕시코에서 생산된 제품들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은 물론 소니, TCL, 하이센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나프타의 무관세, 멕시코의 미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원가를 고려해 멕시코 현지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대멕시코 관세 결정은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등 미국의 모호무역 핵심 당사자들이 부정적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나프타의 개정판인 USMCA(미·멕시코·캐나다 협정)이 미 의회의 비준 절차를 밟고 있다. 그 때문에 철강·알루미늄 등 제품에 대한 미국과 멕시코간 상호 보복관세가 모두 취하된 상황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관세 인상이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어 미국의 부담도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멕시코 정부가 대표단을 파견한 가운데 현지시간 5일부터 미국과 이번 관세조치와 관련 협상을 이어간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관세가 부과되는 10일 이전)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美 멕시코 관세부과 결정에 현지 韓 자동차·가전업계 '초긴장'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