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삼부토건 매각] 돈 없는 우진, 삼부토건 인수 어떻게?


CB·펀드 모집 등 타인자금으로 인수 계획

[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삼부토건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우진이 삼부토건을 인수하면서 자금조달 방법에 의문이 나오고 있다. 총 투자금액은 400억원인 데 반해 우진의 보유 현금은 100억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3일 우진은 디에스티글로벌투자파트너즈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디에스티글로벌)의 지분 99%를 102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디에스티글로벌은 삼부토건의 2대주주로, 지분 7.68%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PEF)다.

우진은 추가로 291억원을 디에스티글로벌에 출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돈으로 디에스티글로벌은 삼부토건의 최대주주 디에스티로봇이 보유한 15.36%의 삼부토건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계약이 완료되면 지배구조는 우진→디에스티글로벌→삼부토건으로 바뀌며, 우진은 총 393억원으로 삼부토건 지분 23.04%를 확보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우진이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은 1분기말 별도 기준 100억원도 채 안된다. 사업 유지에 꼭 필요한 재고나 매출채권, 기타유동자산을 모두 팔아치워도 총 374억원에 불과하다. 회삿돈으로만 삼부토건 지분을 인수할 수 없는 것이다.

일단 우진은 오는 6월23일까지 디에스티글로벌 지분 인수 중도금으로 인수가 102억원의 50% 수준인 52억원을 납입해야 한다. 이미 계약금으로 20억원은 지급했다. 1분기 말 이후 추가로 현금을 확보하지 않았다면 중도금 납입 후 우진에 남는 현금은 27억원이다. 우진 측은 중도금 납입까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진은 남은 금액과 추가 출자분인 291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전환사채(CB)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행 규모는 150억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CB는 나중에 돈으로 상환받는 대신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지분 희석의 위험이 있다. 나머지 부족한 자금은 우진이 출자해 설립한 '우진펀드'로 조달할 방침이다.

결국 우진은 자기 돈은 없지만 대출과 타인자본을 통해 삼부토건을 인수하는 셈이다. 자금을 마련할 시간은 디에스티로봇 측이 벌어줬다.

디에스티글로벌과 디에스티로봇의 지분 양수도 거래는 2019년 3월17일에 완료되는 매매예약완결권을 서로 보유하는 계약이다. 이때까지 우진이 돈을 마련하면 10개월간 삼부토건의 주가가 어떻게 변동해도 고정된 가격으로 지분을 넘길 수 있다.

이처럼 복잡한 계약과 자금조달로 인해 새로운 삼부토건의 주주는 다수의 투자자가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삼부토건은 여러 불분명한 투자자가 얽힌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경영권 분쟁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우진에게 인수된 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삼부토건 노조 측은 이번 매각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표시하고 나섰다.

삼부토건 노조 관계자는 "현재 우진의 구체적인 출자 계획도 제시된 게 없고 단순 매수계약 사실만 공시한 것"이라며 "계약완료일 전에 파기될 수도 있는 거래라 실제 회사를 정상화시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효원기자 specialjhw@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삼부토건 매각] 돈 없는 우진, 삼부토건 인수 어떻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