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MP3폰 지배력 남용"…공정위, 3억3천만원 과징금

MP3폰을 사용하는 가입자에게 자사 음악사이트에서 구매한 음악만 들을 수 있도록 한 SK텔레콤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시정조치가 내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권오승)는 13일 전원회의를 열고 자사가 운영하는 음악사이트 멜론에서만 음악파일을 구입하도록 한 SK텔레콤에 대해 3억3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폐쇄적 디지털저작권관리(DRM)를 시정하도록 조치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은 60일 이후부터 자사 MP3폰 소지자들에 대해 멜론 외에 다른 음악사이트에서 구매한 음악파일도 재생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SK텔레콤은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DRM 연동기술 규격 '엑심(EXIM)'을 활용해 내년 1월부터 타사 DRM과 연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그간 멜론의 MP3 파일과 자사 MP3폰에 자체 개발한 DRM을 탑재해 다른 사이트에서 구매한 음악파일은 MP3폰에서 들을 수 없도록 했다. 별도의 DRM이 장착되지 않은 음악파일(주로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무료 음악파일)은 멜론에서 컨버팅 과정을 거쳐 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점유율

공정위 김범조 서울사무소장은 "SK텔레콤은 MP3폰을 디바이스로 하는 이동통신서비스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이 60.2%이므로, 공정거래법 제4조에 따라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자사 이동통신 가입자 중 MP3폰 사용자에게 멜론에서 받은 음악만 들을 수 있도록 한 행위는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소비자가 별개제품인 멜론의 MP3 음악파일을 구입하도록 강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또 MP3파일 다운로드서비스시장에서 다른 경쟁업체가 누릴 수 없는 경쟁상 우위를 확보하게 함으로써,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고 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을 침해했다고 전했다.

◇현재 각사별 MP3폰 보급현황

김 소장은 "이번 조치는 디지털 컨버전스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유형의 공정거래 이슈에 대한 최초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4년 3월 처음 등장한 MP3폰은 그해 200만대 규모에서 올해 말 1천700만대 규모까지 급격하게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단말기에 MP3 기능이 부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MP3 파일 다운로드서비스시장의 점유율은 SK텔레콤 멜론이 유료화 첫해임에도 74.1%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54.4%로 다소 낮아진 상태다.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합친 전체 온라인음악시장의 점유율도 멜론이 56.4%를 차지했고, 맥스MP3와 KTF 도시락이 2,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유료화한 벅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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