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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사이버선거운동 제대로 하는 법


 

사이버 선거운동이 '고비용 저효율'이란 이상한 흐름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치인의 홍보성 메일이 판을 치고 있다. 현역의원이든 예비후보자든 홍보성 e메일을 쏟아낸다.

네티즌은 짜증난다. 가뜩이나 스팸(spam) 메일이 많은 상황이다. 스팸이 하나 더 추가돼 컴퓨터가 지겨워 한다.

디지털(digital)과 인터넷(internet)은 빠르고 무조건 뿌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후보자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빠르다.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바로바로 자신의 뜻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은 잊어버린다.

사이버 선거운동은 '저비용 고효율성'을 추구한다. 어디까지나 이는 자신의 노력이 묻어날 때 성립되는 공식이다.

e메일 리스트를 몇백만원 주고 구입하거나 추출기로 긁어모아 보내는 메일은 일방향성이다. 무조건 받아보라고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고비용 저효율'이란 정반대로 빠지고 만다. 일방향성 메일은 '콘텐츠의 차별화'도 없다. 그렇고 그런 메일들이다.

네티즌의 반응은 어떻겠는가. 곧바로 삭제되거나 '또 왔구나'하는 한숨속에 묻어 버린다. 속보성과 자신을 무조건 알리겠다는 '일방적 강요'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몇번을 하더라도 이러한 홍보는 부정적 인상만 심어준다. 그렇다면 작지만 아름다운 '합리적 사이버 선거운동'은 어떤 것일까.

우선 지금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 네티즌에 나를 노출시키는 것이다. 적나라하게 공개하는 것이 좋다. 포장된 수백번의 글보다 솔직한 한마디에 네티즌은 흥분한다. 즐거워한다.

이번 총선에서 사이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자. 후보자 홈페이지가 있을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포털(epol.nec.go.kr)이 있다. 정치포털에는 후보자 정보는 물론 '후보자 커뮤니티'가 있다.

선관위 정치포털의 여러 후보의 커뮤니티를 찾아봤다. 네티즌 의견이 많이 올라 있었다. 정치개혁과 이번 총선에서의 바람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작 후보자의 답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네티즌의 반응에 일일이 응대해 주는 것, 디지털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첫 단추이다.

디지털이 가지는 양방향성에 자신을 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작지만 아름다운 시작이 될 것이다.

두번째는 커뮤니티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각당 소속 후보자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일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우리나라 정치를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데 몰입한다. 그것으로 끝이다.

정작 "왜 당신이 정치를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마땅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이런 홈페이지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수백개의 비슷비슷한 콘텐츠보다 한가지 특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커뮤니티는 '내'가 주인이 아니고 모두가 주인이라는 곳에서 출발한다. 네티즌에게 물어보라. 정치를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떤 덕목이 필요한지, 또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지. 강요하지 말고 묻기를 되풀이해야 한다.

네티즌을 설득하겠다는 '계몽가' 자세는 버리고, 함께 하겠다는 '동반자' 입장을 가져야 한다. 그 '묻기'는 금새 커뮤니티가 된다. 의견과 의견이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훌륭한 커뮤니티로 발전할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사이버 선거운동을 보고 싶어한다.

그러나 아직도 조급한 정치인들은 돈주고 유권자 e메일을 사고, 무차별적 홍보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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