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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짝짓기 계절' 돌아온 대선정국


범여권 통합, 박근혜 입장 표명 등 눈길

'짝짓기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후보들이 통합하거나, 구애의 손짓에 발길을 어느 곳으로 돌릴지 머리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짝짓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이번 대선에 끼칠 영향은 적지 않다. 12일 오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당 대 당' 통합과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

정동영 후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 토론회에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꼭 이루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 첫 출발선으로 이인제 민주당 후보와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정동영과 이인제 후보의 통합은 눈길을 끈다. 호남을 지지 세력으로 하고 있는 정 후보와 충청권에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는 이인제 후보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호남과 충청의 '짝짓기'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러나 한 켠에서는 지역주의가 더욱 공고히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인제 후보는 토론회를 통해 '호남의 어머니! 민주당' '충청도 대통령론' 등을 통해 지역주의에 호소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지지율에 정체성을 보이고 있는 정동영 후보로서는 민주당 세력과 연합함으로써 지지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은 사실이다. 이인제 후보보다는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후보통합을 하게 되면 당연히 자신이 후보가 될 것이란 자신감의 표현이다.

하지만 호남과 충청으로의 지지기반을 확대했지만 영남과 다른 지역의 지지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더욱 분명히 했다는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또 다른 짝짓기는 한나라당의 '짝짓기'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전통 보수 세력들이 나눠지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중심의 이명박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로 갈라진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자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뚝'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후보의 관심은 '박근혜 구애작전'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대표에 대해)정치적 파트너이자 소중한 동반자"로 추켜세우면서 적극적 구애에 나섰다. 이회창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신념에 있어서는 박근혜 대표와 비슷하다. 박 전 대표와 만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두 후보가 현재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박근혜 카드'는 반드시 쟁취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누구의 구애 손짓에 응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이명박, 이회창 두 후보의 '구애손짓'에 그동안 말을 아꼈던 박근혜 전 대표가 마침내 12일 입을 열었다.

박 전 대표는 12일 "(이회창 후보 출마에 대해) 출마한 것은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대해 여러 가지를 뒤돌아보고 생각해야 한다"고 한나라당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심중을 드러냈지만 현재의 한나라당으로서는 대선에 필승을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에 나서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쳐야 할 점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의 구애작전에 응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이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지키고 경선을 통해 후보가 선출된 만큼 승복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명박 후보로서는 힘을 받을 수 있고 이회창 후보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대권3수'라는 오명까지 쓰고 출마를 강행했던 이회창 후보로서는 박근혜 전대표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불리한 상황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범여권 통합과 한나라당의 내분문제 등으로 불거진 대선국면이 '짝짓기'로 정리돼 가면서 17대 대선정국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짝짓기' 계절을 맞으면서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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