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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행복]척박하고 모진 현실에서도 "희망을 벌어라"


박원순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정종오기자] 최근 국내 대기업 중 신입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이 어디냐는 기사가 관심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대기업들의 '성과급 규모' 뉴스가 국민들의 눈과 귀를 붙들어 맨다. 그 성과급이라는 게 웬만한 자영업자들의 연간 소득과 맞먹는다. 이 모든 뉴스 속에는 '삶의 잣대가 이제 돈'이 돼 버렸다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워 준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문화는 그대로 교실에서 전해진다. "너네 아버지 뭐 하시니?"가 중요한 게 아니라 "너네 아버지 얼마 벌니?"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현실이다. 그곳에서 비롯되는 상대적 박탈감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작가의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은 이런 모진 현실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아름다운 가게>와 <희망제작소> 등을 통해 직접 체험하고 깨닫고, 발굴한 그만의 직업관에 대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밥만 벌지 말고 희망을 벌어라"

척박하고 모진 현실을 생각한다면 '밥만 벌지 말라'는 소리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미 대한민국은 '1%를 위한 나라'가 돼 버렸고, 그것이 고착화되고 있다. 빈부 격차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욱 커져가고, 대물림되는 가난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 지경이다.

'변호사의 아들이 변호사가 되고 노동자의 아들이 노동자가 되는' 현실에서 "밥만 벌지 마!"라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몇이나 될까.

그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희망을 벌어라"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밥만 벌지 말고 희망을 벌어라'는 박원순 작가의 말 속에는 따라서 세상을 쳐다보는 '다른 시각'을 요구하고 있다.

'밥만 벌다'는 말 속에는 경쟁 사회에서 누군가를 짓밟고-의도됐든 그렇지 않든-일어설 수밖에 없다. '적자생존의 세계'를 말한다. 남보다 앞서기 위해 스펙을 쌓고, 남보다 더 좋은 조건을 얻기 위해 자신을 투자하는 셈이다. 공동체나 함께 살고자 하는 시각은 여기에 설 자리가 없다.

'희망을 벌다'는 그래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박원순 작가는 "사람이 좋아! 너와 내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직업 BEST 10"이라는 말을 할 수가 있다. '너와 내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든다는 것은 함께 이 사회를 가꾸고자 하는 마음이며 공동체를 지향하는 새로운 시각이다. '함께 공동체를 지향하는 시각'이 사실은 자연스러운 시각인데 척박하고 모진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다.

◆세상을 바꿀 새로운 전문가의 시대

박원순 작가는 책을 통해 새로운 직업관을 선보이고 있다.

환경을 사랑하는 푸른 청춘이라면 '녹색 전문가'를 추천했다. 한국 사회는 '부수고 삽질하고 그곳에 건물을 세우는' 개발 성장이었고 그것이 하나의 공식으로 성립됐다. 그러나 그동안 부수고 삽질하는 사이 자연 환경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복원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쯤은 상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을 보존하고 지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성장일 수 있다는 시각을 강조한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대에 성큼 다가선 지금, 소통의 도구가 바뀌고 있다. 사람과 소통을 가장 우선시하는 사람이라면 '네트워크 전문가'를 꿈꾸라고 박원순 작가는 강조한다. 또 '일상이 예술이고 놀이가 된 유쾌한 당신이라면-문화예술 전문가' '몸은 인생의 집, 몸 생각하는 당신이라면-건강 전문가' 등을 추천했다.

박원순 작가는 특히 누구도 생각하지 않고, 누구도 가지 않겠다고 하는 '틈새시장'에 대한 도전을 강하게 요구한다. 농촌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는 "흙처럼 농부처럼 순박하고 자연스러운 당신이라면 농촌·농업 전문가가 되는 것도 좋다"고 주문했고 , 비영리·비정부기관의 정직한 힘을 믿는다면 NGO 전문가로 자신을 위치시켜 보는 것도 좋다"고 추천했다.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은 지금까지 공식화된 직업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가슴 벅찬 직업을 갖는 것은 '연봉이 세고, 연말이면 성과급 잔치'하는 그곳에 있지 않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로 인해 다른 사람이 웃을 수 있고, 그곳에서 촉매된 웃음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 가슴 벅찬 일이 아닐까.

장르 : 자기계발

저자 : 박원순

출판사 : 문학동네

가격 : 9천원

◆이 주의 추천 전자책

<초콜릿 아틀리에>

장르 : 요리/음식이야기

저자 : 강수아

출판사 : 넥서스

가격 : 9천600원

그녀의 초콜릿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초콜릿' 하면 생각나는 고급스럽고 예쁘기만한 모습이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친근한 재료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독특한 모양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또한 초콜릿을 이용해 컵케이크, 퐁뒤, 마카롱 등의 디저트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쉽고 재미있는 레시피가 초보자도 부담 없이 도전하게 만드는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그녀가 알려주는 43개의 레시피를 따라 '조물조물' 나만의 초콜릿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얼굴 가득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솔섬 1~3>

장르 : 한국소설

저자 : 안정효

출판사 : 나남

가격 : 7천원

안정효의 변신인가, 변심인가? 소설가 안정효가 '판타지+역사+정치+풍자소설'이라는 기묘한 소설 <역사소설 솔섬>을 들고 돌아왔다. 경험하지 않은 것은 글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을 살짝 접고 현실과 판타지가 절묘하게 얽힌 '새로운 세상'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하얀 전쟁>, 한국전쟁의 참극을 다룬 <은마는 오지 않는다> 등 그동안의 무겁고 어두운 내용의 이야기를 벗어던지고 무제한의 상상력을 신명나게 쏟아내 ‘솔섬’이란 별세계를 창조했다.

<목숨 걸고 편식하다>

장르 : 건강

저자 : 주이상, MBC스페셜 제작팀

출판사 : MBC프로덕션

가격 : 5천700원

목숨 걸고 편식하는 세 남자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입맛의 유혹을 떨쳐내고, 몸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먹어라!" 그러기 위해서는 "식물성 식품 위주로 식단을 꾸려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편식쟁이들은 '골고루', '균형 있게'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상식을 깨고 편식의 식습관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목숨을 걸어가면서까지 편식을 했고, 또 지금도 하고 있는 세 남자는 역설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는 셈이다. "몸이 호소하는 소리에 귀를 막은 채, 입맛의 볼모가 된 당신이야말로 하루하루 목숨을 저당 잡히고 살아가는 신세"라고.

<명품 친절 서비스>

장르 : 경제/경영

저자 : 장수용

출판사 : 중앙경제평론사

가격 : 7천800원

'서비스에서 100-1은 99가 아니라 0이다.' 서비스에서는 만점이 아니면 0점만 있다는 얘기다. 고객은 단 한 번의 실망으로 그 회사의 서비스 전체를 엉터리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실천하는 데 있어 정성스러운 마음과 일관된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한 이 말 속에 서비스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바로 이와 같은 서비스의 기본 속성에 충실하면서 명품 서비스의 각론을 구체적으로 전개해나간다.

<거금도연가>

장르 : 여행

저자 : 최보기

출판사 : 모아북스

가격 : 6천원

칼럼니스트 최보기의 추억이 깃든 고향 거금도 얘기들. 전라남도 고흥군의 거금도가 고향인 작가는 기억의 지도를 더듬어 유년의 추억들을 에피소드로 엮어냈다. 그의 글은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섬사람과 40여 년 전 남해안 일대에서 커 나왔던 사람들의 향수를 달래는 맛깔스런 사투리로 버무려져 있다.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글을 썼다. 칼럼니스트, 홍보대행, 대필 작가… 그러던 어느 날 고향 사람들을 무더기로 만났다. '세상 참 좋아져서' 컴퓨터 앞에 앉아 초등학교 친구도 만나고, 중학교 친구도 만나고, 선생님도, 동네 형님도 만났다. 그는 유년의 우물에서 꼼지락거리는 추억을 길어 올려 또박또박 글을 썼고 그 글이 객지에 사는 거금도 사람들의 향수를 달랬다. 그렇게 또 3년이 흘렀고 세월만큼 글도 쌓였다. 그 글이 책이 되었다.

<나는 국어의 정석이다>

장르 : 인문

저자 : 허재영

출판사 : 행성비

가격 : 6천900원

5천만 국어사용자들이 실제 글쓰기와 말하기에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국어의 기초에 관한 책이다. 문장력은 문법을 바탕으로 한다. 이 책은 마냥 어렵다고만 느껴지는 우리 <국어 어문 규정>을 아주 쉽고 재미있게 강의 형식으로 풀어냈다.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 등 대한민국에서 올바른 국어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국어의 규범'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나는 꼼수다 정치 상식 사전>

장르 : 정치

저자 : 김민찬, 휴먼스토리

출판사 : 미르북스

가격 : 6천500원

지금 대한민국은 <나는 꼼수다> (이하 '나꼼수') 에 열광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이 내놓는 말을 100프로 알아듣는 시민은 많지 않다. 정치 상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본 정치학 개론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역사와 함께 흘러온 한국정치의 특징도 모른 채 <나꼼수>의 리얼 토크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다소 어려운 일이다. 쉬운 정치학 용어로 현실정치의 상황을 되짚은 이 책은 <나꼼수>로 인하여 현 시점 한국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모든 독자를 위한 참신한 정치학 교과서가 될 것이다.

이주의 추천 전자책은 반디앤루니스(www.bandinlunis.co.kr)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종오 엠톡 편집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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