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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CEO 전성시대' 이유는 뭘까?


휘트먼-로메티 잇단 중용..."IT와 궁합 잘 맞아"

[원은영기자] 실리콘밸리에 '여성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최근 휴렛패커드(HP)가 맥 휘트먼을 최고경영자(CEO)로 긴급 영입한 데 이어 이번엔 IBM이 여성인 버지니아 로메티를 팔미사노 후임을 맡겼다. 특히 IBM은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CEO를 선임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컴퓨터 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이름을 날렸던 칼리 피오리나 역시 한 때 실리콘밸리의 '여성 바람'을 주도했다.

최고경영자 수준에서만 여성 파워가 빛을 발하는 건 아니다. 최근 들어 IT 시장 전반에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와 관련 매셔블은 25일(현지 시간) 디지털 시대에 여성 경영자들이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했다.

◆ 남편 외벌이 줄고 여성 맞벌이 증가

지난 해 미국 노동 시장엔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들이 전체 고용 인구의 절반을 넘어선 것. 또 현재 미국 대학생의 57%가 여성이다. 사회 전반에 '우먼 파워'가 탄탄한 힘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기업내 요직은 여전히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직종에서 여성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고 매셔블이 전했다.

최근 애틀랜틱(Atlantic)에 게재된 '남성의 시대는 끝났다"는 기사는 상당한 논란을 몰고 왔다. 이 기사에 따르면 회계사의 54%, 법조계의 45% , 은행 및 보험관련 종사자의 약 50%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기업 활동 역시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오픈포럼 조사 결과 1997년에서 2011년동안 미국내 기업 수는 34% 증가한데 반해 여성이 소유한 기업의 수는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남성 소유 기업 증가율 25%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수치다.

덕분에 미국 전체 기업 중 49%는 여성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 소유 기업이 늘어난 것은 필요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업률이 증가하고 생계비용이 높아지면서 여성들이 그냥 집에만 있을 순 없는 상황이 된 것. 실직한 배우자의 자리를 대신 채우는 경우도 적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여성들의 고유영역이던 헬스케어나 교육관련 직종은 계속적으로 늘고있다. 반면 남성들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영역이었던 건설, 제조업이 불황으로 큰 타격을 받은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급성장이 예상되는 15개 직종 중 10개 부문에서 여성 종사자의 수가 3분의 2를 넘어섰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직장 여성들은 가족을 부양하고자 더 많은 시간 일을하게 됐고 점차 많은 여성들이 가정에서 유일한 임금 노동자가 되고있다. 2008년에는 고용 여성이 전체 가계 소득에 기여하는 비중이 4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 디지털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의 영향이 늘어난 점 역시 여성 파워의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 전에 비해 좀 더 융통성있게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된 때문이다. 이젠 집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자신만의 업무 스케줄을 짤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시대에 여성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빛을 발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여성스러운'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위력을 떨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1.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사회적 지능

다양한 정보통신 기술이 주도하는 디지털 경제에선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 요소로 꼽힌다. 또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적 지능 역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여성이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매셔블이 지적했다. 많은 연구결과 여성들이 남성보다 약간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의 사회적 지능과 감성 리더십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에선 여성이 남성에 비해 두드러진 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얼굴표정과 몸짓을 읽어내는 능력이 남성보다 훨씬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2. 여성은 뛰어난 청취자를 만든다

여성의 뛰어난 청취력이 디지털 경제 시대에 빛을 발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많을수록 집단의 전체 지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네기멜론대학의 아니타 울레이 부교수는 이같은 결과와 관련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청취한 집단의 집단 지성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성이 많이 포함되었던 그 집단 구성원들은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건설적인 비판들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뛰어난 청취 능력은 비즈니스에서 빛을 발한다는 분석이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직원 및 파트너와 효과적인 팀워크를 형성하는데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여성 기업가들이 비즈니스란 팀을 만드는 것이라고 종종 설명한다.

3. 여성은 협력한다

태초부터 여성은 함께 협력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데 익숙했다. 마을에서 함께 수확하고 누비 이불을 만들 때도 공동 작업을 했다. 이런 문화적 관념들이 이어져 여성들은 화장실도 우르르 모여서 갈 정도다.

클레어 십먼과 케이티 케이가 2009년 타임지에 쓴 '여성이 기업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란 제목의 기사에서 그들은 "여성은 합의를 이끌어 내는 자요, 중재자이며 협력자다"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또 "여성들은 동기를 부여하는 등 소위 변형된 형태의 리더십을 구사해 최근 등장하고 있는 비계층적 조직구조에 보다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공인경영연구소(CMI)는 "2018년에는 업무구조가 보다 유동적이고 가상화될 것이며 여성의 경영관리 기술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때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 여성은 안전주의를 선호한다

안전주의를 선호하는 여성들의 성향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빛을 발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남녀 호르몬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위험도가 낮은 기회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이 좀 낮더라도 기꺼이 안전한 결정을 한다는 점이다.

또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동기도 남성과 여성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미국소기업경영관리지원협회는 '여성과 남성 기업가는 정말로 다른가'란 제목의 연구를 수행했다. 조사결과 남성의 경우 돈을 벌기위해 비즈니스를 시작하며 그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은 업무와 개인 생활의 균형 유지를 가장 우선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 시대에는 위험 수준이 낮은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블로거, 웹기반 서비스,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은 벤처기업은 건설이나 제조업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다. 또 클라우드 기반의 툴 사업은 초기 진입비용이 낮고 실현가능성이 높아 위기를 꺼리는 기업가들의 입맛에는 딱이다.

그러나 강점이 때로는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여성 기업가의 경우 위기를 최소화하려는 성향이 짙어 사업을 성공시킬 확률은 높지만, '위험 공포증'이 사업의 규모를 제한하거나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사업을 확장하는데는 소극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여성이 소유한 기업보다 남성이 소유한 기업의 규모가 더 큰 편이다. 또 직원수는 2배가량 많고 100만달러 수익을 기록하는 경우도 3배 많다.

원은영기자 gr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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