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포스트 잡스'시대...IT패권 전쟁 '초읽기'


잡스 사망 이후 MS-구글 등 2인자 그룹 맹공

[원은영기자] "포스트 잡스 시대의 주도권을 잡아라."

모바일과 '포스트PC'로 대표되는 차세대 IT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절대권력에 공백이 생긴 데다 4G 기술인 롱텀 에볼루션(LTE)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 때문이다.

애플, 구글 같은 플랫폼 업체 뿐 아니라 통신, 단말기 업체들까지 저마다의 강점을 앞세워 본격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장을 계기로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던 모바일 시장에 '2차 대전'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흔들리는 애플의 패권

최근 몇 년동안 IT 시장의 문법은 잡스의 손에서 쓰여졌다. 애플을 IT업계 최고 기업으로 등극시킨 스티브 잡스는 개인용 PC, MP3플레이어, 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을 주도하면서 혁신 바람을 주도했다. 특히 잡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IT 시장의 패러다임을 애플 중심으로 바꿔놨다.

잡스는 애플이 휴대폰, 노트북,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강자로 떠오른 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잡스 이후' IT 시장의 판도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다.

IT 시장에선 순간의 판단 착오가 낙오로 이어질 수 있는 첨단 경쟁이 판을 치는 곳이다. 실제로 초기 IT 역사에선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서도 시장의 흐름에서 뒤쳐진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잡스의 부재'가 크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다.

애플에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긴 하지만, '잡스의 카리스마'를 쉽게 대체하긴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잡스 사망 하루 전 열린 아이폰4S 출시 행사에선 "왜 애플에 잡스가 필요한 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팀 쿡이 행사를 무난하게 이끌긴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잡스의 카리스마를 그리워했던 것. 잡스의 뒤를 이른 팀 쿡이 과연 애플 경영진의 능력을 극대화하면서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지에 관해서도 의문부호가 달렸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잡스를 잃은 애플이 장기 전략 면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스트릿은 "애플의 모든 개혁과 창의성의 중심에는 잡스의 아이디어가 있었다"며 "그가 없는 애플은 제품 혁신을 이루지 못한 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잡스 없는 애플이 앞으로 유례없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 손에 넣은 구글의 공세 '주목'

전문가들은 앞으로 글로벌 IT생태계는 애플 독주 시대가 끝나고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중 특히 주목할 대상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2인자 그룹이다.

특히 최근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의 영향력이 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까지 손에 넣으면서 나름대로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했다. 검색과 광고란 투톱 시스템을 완비한 구글이 모토로라의 기술력이란 또 다른 날개를 달게 되면서 차세대 모바일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과 함께 PC 시대의 주역이었던 MS도 주목할 상대다. 모바일 바람과 함께 2류로 전락하는 듯 하던 MS는 최근 윈도폰 운영체제를 새롭게 내놓으면서 차세대 주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MS는 삼성전자, 노키아 등 제조업체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판도 뒤집기를 시도 중이다.

PC와 사용자 환경이 비슷한 윈도폰 운영체제가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안드로이드 단말기 관련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를 따낸 MS는 PC 운영체제 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지원하는 형태의 차세대 PC OS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HTC 등도 하드웨어 경쟁력을 기반으로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42% 늘어난 2천800만 대로 집계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애플을 추월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선두주자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삼성은 최근 애플과의 특허전쟁으로 전 세계적인 지명도를 끌어올렸다. 자체 운영체제인 ‘바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한편 인텔, MS와의 협업 전략도 성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집단지도체제' 변신한 애플도 만만찮을 듯

이런 도전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아성이 쉽게 허물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잡스가 빠지더라도 애플의 장기 전략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상당수 전문가들은 스티브 잡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경영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연히 당분간은 애플이 IT업계의 선두주자 위치를 지키게 될 것이란 얘기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찰스 골빈은 "1년 반에서 2년 정도는 잡스 퇴진의 공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가트너의 연구 책임자인 마이클 가텐버그 역시 지난 8월 잡스 퇴임 당시 허핑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애플엔 스티브 잡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IT 업계는 누가 ‘포스트 잡스’ 시대를 이끌 차세대 리더로 떠오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월 잡스가 애플 CEO 직에서 물러날 당시, IT 전문지 PC월드는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부사장)인 조너 아이브를 비롯해 구글의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등을 차세대 유력 주자로 꼽았다.

또 최근 태블릿을 내놓으면서 애플의 맞상대로 떠오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역시 잡스의 타계를 계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원은영기자 grace@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포스트 잡스'시대...IT패권 전쟁 '초읽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