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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이모저모]"빌 게이츠가 안나오는 이유"


"세련되고 정밀한 벤처 기업 평가 방식 필요하다"

아이뉴스24가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16일 오전 개최한 '2010 벤처 중기가 되살아야 나라가 산다' 특집 좌담회는 벤처 중기 육성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진 의미있는 행사였다.

특히 좌담회에서는 참석자들의 속 마음을 엿볼 수 있고 곱씹어 볼 만한 언급이 적지 않았다.

기업경영인과 정책책임자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는 오해석 대통령IT특별보좌관이 옵저버를 자청, 전문가들의 좌담 내용을 조목조목 기록하고 정책에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해석 특보는 "정부의 최대 화두가 일자리 창출에 있으며, 벤처 중기의 새로운 창업과 재도전 방안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오늘의 좌담회가 아이뉴스24 창간 10년에 즈음해 큰 의미가 있으며, 실효성 있는 처방이 나오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O…"빌 게이츠가 안 나오는 이유"

사회를 맡은 한정화 한양대 교수(기획처장)는 유럽에서 연구된 사례를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그는 "유럽에서 왜 빌게이츠 같은 인물이 안 나오냐는 연구를 한 적이 있는데, 실패에 대한 관용이 약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실패한 벤처인이 죄인 취급 받다 보니, 실패를 두려워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대박 아이디어도 사장되는 분위기로 전락했다는 것.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벤처 창업환경이 가장 앞서 있다는 것으로 귀결되지만, 유럽의 일이 남의 일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은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너 실패 한번 해봐라" 라는 식이라고 금융기관의 높은 문턱을 꼬집었다. 황 회장은 집이 1억정도 인데, 6천만원 정도로 담보를 설정해 놓다보면 금융기관이 기업인의 성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망하기를 바라게 된다고 밝혀, 참석자들의 쓴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O…"벤처 했다 망하면…?"

회사가 망할 뿐만 아니라 벤처인은 신용불량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장은 지난 90년대 말 친하게 지내던 벤처인 중에 회사가 잘 안된 분 모두가 신용불량자라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아무도 재기를 못하고 있다.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허 회장은 "이 친구는 자기 이름으로 취업도 못한다"고 말했다.

실패하더라도 도덕적으로 나쁘지 않다면 재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재도전의 힘을 낼 수 있겠지만, 그런 배려는 찾기 힘들다. 좌담회에서는 현실적으로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연대보증제도의 폐해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허 협회장은 "미국 투자회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을 때 그들은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원치 않았는데, 한국 투자회사는 연대보증을 해야 투자유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보증을 요구하는 이들도 애로가 적지 않다는 볼멘 소리도 없지 않았다. 지경부 정만기 국장은 무역국장 시절을 되돌아보며 "정부가 대출도 잘해주라고 얘기를 해도 문제가 터지면 보증해준 것을 추궁한다. 100개 중 자금회수가 한두 군데만 안돼도 금융기관이 휘청이게 돼 문책을 받는다"며 그들에게도 제약조건이 많다는 점을 소개했다.

O… "세련되고 정밀한 평가방식 필요"

김일호 오콘 사장은 정밀하고 세련된 벤처평가가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해 전문가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김 사장이 이끄는 오콘의 대표작은 뽀롱뽀롱 뽀로로. 그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처음 매출 일어난 게 6년이 지난 뒤"라고 소개하며 "하지만 콘텐츠에 투자하는 펀드는 5년 이상을 가지 못하더라"고 말했다.

사업분야가 시작단계인지 성숙단계인지, 투자시에도 상품을 세분화해 투자여부 및 기간, 투자금 등을 판단해야 함에도 '벤처라는 이름으로 뭉뚱거려 싸잡아 구분'함으로써 제대로된 투자평가나 투자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좀 더 알기 쉽게 그는 "검정빨래는 검게 빨고 흰빨래는 희게 빨아야 한다"는 말로 요약했다. 흰 옷과 검은 옷을 섞어 빨았다가 와이프에 혼줄이 난'기억이 있는 남편들에겐 귀에 쏙 들어오는 비유일 듯하다.

O…"스마트폰 요금 50만원, 너무 해"

스마트폰과 요금문제는 어딜 가나 관심사인가보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 주 출장에서 휴대폰으로 이메일을 반나절 이용했다가 50만원의 요금을 물게된 사연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방송통신위원회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으로선 가장 껄끄러운 얘기일 수밖에 없는 주제. 아니나 다를까 신 국장은 "무선 인터넷 요금을 낮추어야 한다는 얘기에 동의하지만, 결론적으로 스마트폰 무선데이터 요금은 15만원이 넘으면 더 이상 부과할 수 없다"고 적극 해명했다.

주로 해외 로밍 이용자들로부터 요금폭탄 얘기가 나오는데, 해외 로밍요금의 경우 해외 사업자가 요금을 결정하기 때문에 국내 요금체계와 다르게 나온다는 것.

신 국장은 "오히려 이용자들이 무선데이터 용량을 다 쓰지 못하고 있으며, 소비자를 위해 이달에 못쓴 것을 다음 달에 이월해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팁을 줬다. 실제 정책으로 실현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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