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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KBS와 공영성


"공익적 콘텐츠 제작과 디지털 전환, 난시청 해소를 통해 공영성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2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KBS 수신료 인상 관련 공청회. KBS의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역설한 진흥순 수신료현실화추진단장은 '공영성 유지'를 그 이유로 내세웠다. 그는 "KBS의 공영성 유지를 위해서 수신료 인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날 KBS가 내놓은 수신료 인상안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자기 반성이 없는 데다 '이유' 또한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이블TV나 위성방송으로 지상파 보는데, 뭣 때문에 KBS에 수신료를 따로 내야 하느냐'는 시청자들의 원성은 그동안 난시청 해소에 소홀했던 KBS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적이다. 난시청 해소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이 아닌, KBS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공청회 자리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한 공청회 참가자는 "수신료를 올려주겠다면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소린데, 그럼 지금까진 열심히 안했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KBS는 최근 실시간 국민여론조사 문항 내용 공개와 관련, '이사회에 보고하기 전이라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경영 혁신안에 대한 노조와의 합의 여부에 대해서는 '협상중'이라는 말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KBS가 공청회를 형식적 절차로만 이용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경영 혁신안 내용도 노사 합의가 없다면 사실상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결국 시청자를 향한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명 없이 '1천500원 인상안'을 관철시키는 데에만 급급했던 셈이다.

KBS 2TV 오락프로그램의 상업성은 어느 상업방송 못지 않아 '무늬만 공영방송'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상업적인 방송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무너져가는 공영방송의 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공영성을 '유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강화'해야 한다.

25일 공청회에서 KBS는 이런 부분에 대해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난시청 해소 같은 공적 서비스 실시 계획도 현상 유지 차원이었다. 진흥순 단장 스스로 공영성 '확대'가 아닌 '유지'를 위해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공영방송 역할 강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수신료 인상도 필요하다. 문제는 시청자들이 KBS를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기꺼이 쌈짓돈을 내주길 꺼려한다는 것이다.

KBS는 그동안 '코너'에 몰릴 때만 공익적 가치를 들고 나온 것은 아닌지 돌아봤으면 좋겠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시청자 설득에 실패한 것 같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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