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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금융 당국간 충돌 당분간 불가피"...권오승 공정위 위원장


 

"정보통신, 금융 등 분야에서 각각의 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보는 경쟁의 시각이 다르다. 최대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고 경쟁의 원리를 확산시켜 나간다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권오승 위원장은 28일 취임 100일을 즈음해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당분간 규제당국 간 충돌과 사업자 입장에서 이중규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을 보는 '눈'과 경쟁에 대한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 권 위원장은 "통신·방송 분야와 관련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는 지상파, 케이블, IP TV 사업자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당국도 산업의 건전성 측면에서 접근하다 보니 우리와 출발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이 강조하는 것은 철저히 소비자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자에 대한 규제보다 경쟁이 우선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공정위가 IT·금융 분야에 대한 규제에 나서니까 당국 간 충돌과 이중규제 문제가 거론되는데 결국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소비자가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현재 규제가 어떠한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공정위가 할 일"이라고 전했다.

권 위원장은 취임 이후 정책 기조를 '소비자 보호'에서 '소비자 주권 실현'으로 전환하고, 이를 5개 중점 정책방향 중 하나로 설정했다. 기업의 경쟁력을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소비자라는 게 그의 생각.

내년 법 개정 작업을 앞두고 관심을 끌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대안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6일 태스크포스팀이 처음 회의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검토해왔던 여러 가지 대안들에 대해 논의 및 분석에 들어가게 된다.

권 위원장은 "남의 돈을 받아서 재차 출자하는 순환출자의 폐해를 막기 위한 게 출총제의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상형·메트릭스형 등 악성 순환출자를 막는 방법, 순환출자에 대해 적극 공시하도록 하는 것, 지주회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 다양한 대안들을 놓고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대기업 등 시장 지배적 사업자와 협력업체 간 불공정 거래 문제도 권 위원장이 취임 이후 고민해온 문제 중 하나.

그는 "상생과 협력으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불공정거래가 일어나는 것은 독과점에 의한 경우가 많다"며 "개별시장에서 독과점은 대부분 대기업들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대기업은 우리 경제발전에 기여한 측면이 있고, 국제시장에 나가기 위한 경쟁력도 확보해야 하다보니 공정위의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이 제기될 수 있다"며 대기업에 대한 접근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권 위원장은 "공격적인 면과 방어적인 면에서 국제 경쟁력을 얘기할 수 있는데, 기업이 해외에서 경쟁하려면 그만큼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공격적 입장에서 얘기하면 사실 기업결합에 대해 규제할 것이 없게 된다"며 "진정한 국제 경쟁력은 국내시장에서 경쟁으로써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대기업들이 지위를 남용하지 않도록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사 가운데 독과점적 사업자에 대한 감시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하도급 거래의 경우도 독과점 사업자에 의한 것과 일반 거래를 구별해 불공정 행위를 면밀히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법대 교수 출신의 권 위원장은 "교수 시절엔 아쉬운 것이 없었는데, 위원장을 맡다보니 모든 게 아쉽게 느껴진다"며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법·제도 및 정책을 개선하는데 더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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