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잇딴 구설수, 티맥스 "왜, 이러나"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손꼽히는 티맥스소프트웨어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잇따라 휩싸이면서 이미지를 잔뜩 구기고 있다.

티맥스는 열악한 국산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외산 솔루션과 경쟁해 시장 수위를 달리고 있는 몇 안되는 기업. 더구나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외국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어 국산 소프트웨어의 기술 경쟁력을 과시한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불법복제 혐의로 피소를 당한 데 이어 지자체 정보시스템에 대한 해킹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적지않은 상처를 입고 있다.

티맥스가 당면해 있는 가장 큰 사안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혐의. 호주의 코어뱅킹 솔루션 업체인 FNS가 티맥스의 제품이 자신들의 제품을 불법 카피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 호주 FNS는 국내 총판업체인 큐로컴(전 FNS닷컴)과 함께 '사용금지가처분' 및 '컴퓨터프로그램 복제 등 금지' 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황이다.

지리하게 계속돼 온 공방은 지난주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의 프로그램 유사성 감정결과가 나오면서 다시 수면위 논쟁으로 불거져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고소인인 큐로컴측은 "프심위의 감정결과 우리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고 반색하고 나섰고, 티맥스측은 오히려 "프심위의 감정결과 우리 주장이 맞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역공에 나섰다.

두 회사는 지난 11일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자회견을 열고 공방을 펼쳤다. 같은 감정결과를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프심위의 감정결과가 '정량적', '정성적' 분석이라는 이름아래 객관적 비교 수치와 원칙적인 해석만을 제공하면서 벌어진 일. 이 수치들을 놓고 당사자들간 각자 유리한 쪽으로 해석을 하며 서로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삼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프심위의 감정결과는 정량적 분석에서 양측 소스코드내 파일 갯수와 줄 수(라인분석), 함수 등을 비교분석해 유사성을 검토한 결과, 21.37%와 42.74% 구간 사이에서 정량적 유사도가 있다고 밝혔다.

정성적 감정에서는 "티맥스 프로뱅크 소스는 보통의 C프로그래머가 독자적으로 작성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FNS의 제품을 복제했다고 확인할 수 없다"고 결론 지었다.

이에 대해 큐로컴측은 '복제가 맞다'는 결론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티맥스측은 '복제가 아니다'라는 결론이라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큐로컴측은 "C언어로 짠 티맥스의 제품 소스에 코볼 언어에서 사용하는 변수명이나 주석이 들어가 있고, 이에 대한 유사성이 인정된 만큼 우리의 주장이 입증된 것"이라는 주장인 반면 티맥스측은 "코볼 언어에서 사용하는 변수명이나 주석은 고객의 시스템이 코볼로 짜여진 것이었고, 그래서 고객의 시스템에 맞춰 개발하면서 변수명이나 주석을 사용하게 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티맥스는 또 "'보통의 C언어 프로그래머가 독자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도 이같은 고객의 시스템 요구사항에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긴 일이지, 그것으로 독창적 제품이 아니라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논란의 초점은 FNS 제품을 복제한 것이냐 아니냐는 것인데, 그것은 아니라는 결론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공방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큐로컴측은 이번 프심위 감정결과를 현재 진행중인 컴퓨터 프로그램 복제 등 금지소송에서 유리한 근거자료로 제시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티맥스측은 충분히 자신들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이므로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이다.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또 지리한 공방이 계속되겠지만, 그 과정동안 티맥스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곤혹스러운 처지다.

이에앞서 티맥스는 2003년 10월 BEA시스템즈로부터도 저작권침해 중지소송을 당한 바 있어, 계속되는 저작권 침해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셈. 올 1월 마무리된 BEA와의 소송에서도 명쾌한 결론보다는 양사 합의수준에서 마무리 된 바 있다.

한편 티맥스는 지난달, 직원 한 사람이 파주시청의 보안시스템을 해킹한 혐의로 국정원의 조사까지 받는 구설수에도 올랐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이 정부 보안시스템의 취약성을 공격하면서 실제 보안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파주시청의 보안시스템을 예로 든 것. 그런데 파주시청의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게 된 배경이 파주시청 정보시스템을 구축한 티맥스의 협조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와 관련 티맥스측은 "직원 개인이 의원측의 협조요청을 순수하게 받아 지원을 했던 것이지, 불순한 의도나 불법해킹은 전혀 아니다"는 입장이다.

티맥스는 지난 4월 세계적인 IT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분야별 제품의 평가모델로 삼고 있는 '매직 쿼드런트'에서 미들웨어 제품의 평가대상으로 등재된 바 있다. 국내 시장의 선전을 넘어, 글로벌 솔루션 업체로 위상을 높인 쾌거였다.

이런 가운데 불법복제 논란이 불거져,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남다른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해 외국 경쟁업체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혹시나' 하는 의혹의 시선이 엇갈리면서 '티맥스의 결백'이 언제 어느 수준에서 밝혀질 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맥스측은 '결단코 결백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잇딴 구설수, 티맥스 "왜, 이러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