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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조합원 대출로 배 불린 농협중앙회


조합원 출자금 40% 늘었는데 대출은 10% 줄어
비조합원 대출 86조로 클 때 조합원 대출은 24조
영업비용 증가에 지난해 당기순이익 12% 감소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농협중앙회가 10년간 비조합원 대출로 배를 불렸다. 조합원 출자금을 늘렸으면서, 조합원 대출은 10% 줄이고, 거꾸로 비조합원 대출은 10% 늘렸다. 농업인 감소로 조합 수익이 감소한 탓이다.

줄어든 조합 수익을 메꾸기 위해 비조합원 영업을 확대했지만, 농업협동조합의 당기순이익은 12% 가까이 쪼그라들며 수익도 꺾였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농·축협의 비조합원 대출은 144조8429억3600만원으로 지난 2014년 말 대비 59.81%(86조3595억5500만원) 증가했다. 반면 조합원 대출은 85조1744억5700만원으로 28.28%(24조899억2200만원) 증가에 그쳤다. 조합원 대출이 비조합원 대출의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그 결과 지난 2014년 35.5%에 달했던 조합원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24.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조합원 대출 비중은 33.7%에서 41.57%로 늘어났다.

농·축협에 종사하지 않는 준조합원 대출 비중도 117조6914억8500만원으로 2014년 말 대비 55%(64조8263억4600만원) 증가했다. 농협법에선 조합원에게 필요한 자금의 대출을 우선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비농업인 대출은 늘리고 농업인 대출은 줄였다.

물론 조합원 대출 감소는 농업인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말 농업협동조합의 조합 수는 1111개로 지난 2014년 대비 3.80% 감소했다. 조합이 줄면서 조합 대출 수요도 감소한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275만2000명에 달했던 농가 인구는 2022년 216만5626명으로 줄었다.

조합원이 줄었지만, 농업인에게서 받는 출자금은 늘렸다. 지난해 말 농협중앙회가 조합원들로 받은 출자금은 14조8429억3600만원으로 지난 2014년 말 대비 40.81%(6조576억4200만원) 늘었다. 예금도 418조5232억4000만원으로 44.04%(184조4812억8100만원) 증가했다.

조합원보다는 비조합원 영업에 치중하면서 농업인을 위한 협동조합 기구보다는, 은행과 저축은행과 다를 바 없는 금융회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기관이라면 비조합원 대출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른 금융기관과 같은 감독·감시를 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조합원 대출을 일정 비율이상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은행 한 관계자는 9일 "인터넷전문은행은 설립 취지에 맞춰 중·저신용자 의무 대출 비율이 있고, 은행도 중기 대출 의무 비율이 있다"면서 "협동조합이 조합원의 편의를 위해 설립된 만큼 조합원 의무 대출 비율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조합원 대출 확대로 영업비용이 늘면서 순익도 감소했다. 지난해 농업협동조합의 당기순이익은 1조9593억8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99%(2670억6400만원) 줄었다. 영업비용이 36.08% 늘어난 탓이다. 전국 농·축협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3.0%로 전년 대비 1.0%포인트(p) 증가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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