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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울증 환자 35%가 청년층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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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우울증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그중 20대의 비율이 가장 높다는 조사 결과가 충격적이다.

지난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구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최근 5년간(2018∼2022년) 우울증 진료 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에 100만744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 중 20대가 18만5942명(18.6%)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16만108명(16%)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우울증 환자에 35%가 청년이라는 것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울증은 내면의 우울감이나 불안에 잠식돼 '나는 왜 살까', '죽는 게 나아', '나만 없어지면 돼'라는 극단적인 생각이 들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거나 입맛이 떨어지고 몸이 무거워 움직이기 힘든 무기력증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이 우울증이 왜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짙게 드리우게 된 것일까.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지만, 스트레스와 불안을 부추기는 심리적·사회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학교를 막 졸업한 청년들을 기다리는 극심한 취업난이나 부의 양극화 등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취업난을 뚫고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치솟는 물가에 청년들은 돈을 모으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데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 결혼, 육아, 내 집 마련 등은 꿈같은 얘기로 여겨지며 하나둘 포기하는 것만 늘어난다.

이 밖에도 3년 넘게 이어졌던 코로나19로 당시 많은 것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사회 활동이 제한되면서 사회 경험을 쌓았어야 하는 청년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우울감을 키우게 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청년 우울증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심각한 문제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울증은 누구나 감기처럼 겪을 수 있지만 중증으로 만성화하면 뇌의 구조까지 변형시키고 극단적 언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우울증을 단지 개인의 사정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상민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양상도 다르고 증상도 차이가 많지만 분명한 질병"이라고 진단하고 "주변인들이 단순히 '극복 의지가 없냐'는 식으로 환자를 바라보고 공감하지 못하면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좀더 세심한 정책으로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치유할 수 있도록 귀 기울이고 배려해야 할 일이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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