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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곳곳에 'NO OO존',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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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차별이 일상화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주위에서 '노(No) 키즈존'부터 여러가지 형태의 '노 OO존'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20대가 많이 찾는 서울 홍대 인근에는 '30대 이상만 출입 가능합니다'라고 써놓은 술집이 존재한다.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술집이 '노 20대존'을 내건 이유는 뭘까. "홍대에서 장사를 오래 했는데 이 근처 클럽엔 30대가 들어갈 수 없다. 그런 이상한 규칙 같은 거에 화가 나서 '우리도 30대 이상만 받자'고 했다." 주인장의 얘기는 그야말로 '웃프다'. 차별당하는 30대 이상을 위해 20대 이하를 차별하다니.

앞서 지난 5월에는 한 카페가 '노 시니어존'을 내세워 뜨거운 찬반 논쟁을 일으켰다. 노 시니어존을 찬성한다는 입장의 누리꾼들은 "커피를 던지고 가고, 직원에게 반말 등을 하면서 횡포를 부리는 어르신들을 본 적 있다. 카페의 입장이 이해가 간다", "가게의 자유다"라며 옹호했다. 이와 달리 "노인을 무시하는 행위"라거나 "특정인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단정 짓는 것은 옳지 못하다" 등의 반대 주장도 적잖았다.

노 OO존의 시초 격인 영유아·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 키즈존'도 처음 사회에 등장했을 때 많은 논란과 우려 섞인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노 키즈존'은 이제 익숙한 일상처럼 정착된 듯 하다. 음식점, 카페뿐만 아니라 백화점 VIP 라운지, 비행기에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노 OO존을 내건 이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공감이 되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특정 계층이 단순히 싫어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어서다. 가게 운영에 타격을 입히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한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노 OO존은 차별과 계층간 갈등을 조장하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새로운 노 OO존이 등장할 때마다 사회적 갈등은 더욱 심해진다.

갈수록 개인화 경향이 짙어지는 세태 속에 편견을 공론화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노 OO존이 증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부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차별 당하는 계층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보다 건강한 커뮤니티 조성에 나서기 위해 같이 노력해 나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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