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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접착제 자국 없애는 데 7억원? 시위 후폭풍


줄곧 벨루가 방류 요구한 환경단체, 수족관에 현수막 시위
롯데월드, 재물손괴·업무방해죄로 고소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롯데월드가 최근 벨루가 방류를 요구하는 환경단체에 대해 재물손괴·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월드는 지난 2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대표 등 환경활동가 10여 명이 수조에 현수막을 붙였다는 이유로 "재물손괴"라며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이 지난해 12월16일 롯데리움 아쿠리움에 있는 벨루가 수족관 앞에서 약 1분간 항의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현수막에 사용한 접착제로 재산상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수족관에 붙혔던 현수막을 떼어내고 있다. [사진=유튜브 핫핑크돌핀스 캡쳐]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수족관에 붙혔던 현수막을 떼어내고 있다. [사진=유튜브 핫핑크돌핀스 캡쳐]

항의 퍼포먼스 당시 영상에는 활동가들이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붙인 후 구호를 외쳤다. 이에 롯데월드 보안요원들은 환경단체 측에 경고를 주며 즉각 현수막을 뗐지만, 현수막 가장자리에는 'ㅁ'자 모양 자국이 남은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월드는 "수족관 아크릴 외벽에 성분을 알 수 없는 강력 스프레이형 접착체를 도포해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다만 단체가 현수막을 붙이는 데 사용한 접착제와 양면테이프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3M'사의 제품으로 파악됐다. 이 접착제는 물티슈나 다용도 접착제 제거제로도 쉽게 제거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 측은 "수조에 쓰이는 아크릴은 접착제 분사 부위를 갈아내거나 녹여야 했다"며 "보수 금액으로 7억원을 제조사에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경향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화학과 교수는 "접착제를 발랐다고 해서 아크릴에 영구적 손상을 입힌다는 것은 화학적 상식에 어긋난다"며 "접착제에 들어가는 벤젠 유기용매는 양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아크릴이 녹을 가능성은 없다"고 반문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수족관에 현수막을 붙히고 있다. [사진=유튜브 핫핑크돌핀스 캡쳐]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수족관에 현수막을 붙히고 있다. [사진=유튜브 핫핑크돌핀스 캡쳐]

환경단체 측은 대기업이 자본과 힘으로 입막음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롯데 측의 형사고소는 벨루가 방류 약속을 저버리고 시민들을 주눅 들게 하는 행위"라며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고, 벨루가 방류 약속을 이행하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잠재우려는 치졸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롯데월드가 지난 2019년 벨루가를 방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월드 관계자는 "불법 행위를 한 개인들에 대한 고소이지 동물권 및 해양단체들에 대한 고소는 아니었다"면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도 동물 보호에 힘쓰고 있다"고 소명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접착제가 영구한 손상을 입힐 수 있는지, 이것이 재물손괴에 해당하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피겠다”며 “무고에 대한 판단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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