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설 자리 줄어드는 은행원, 은행 vs 노조 '기 싸움'


올해 들어서만 1700명 퇴사 "지점보단 디지털"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디지털 전환에 따른 지점 감소로 은행원들이 설 자리를 잃으면서 노동조합과 은행의 기 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은행은 소비자 편의와 지점 활용도 제고를 위해 영업시간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노동조합은 노동 강도 증가 이유로 맞서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총임직원 수는 5만7천427명으로 지난 2019년 9월 말 대비 6.22%(3천814명)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4대 은행에서 1천729명의 직원이 희망퇴직 등으로 퇴사했다. 희망퇴직 연령도 만 44세로 낮아졌다.

서울 소재 은행 지점 내부 [아이뉴스24 DB]
서울 소재 은행 지점 내부 [아이뉴스24 DB]

디지털 전환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며 은행 지점 수가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9월 말 4대 은행의 지점 수는 2천891개로 지난 2019년 9월 말 대비 18.90%(653개) 줄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등 온라인 거래를 통한 입출금, 자금 이체 서비스 이용 비중은 74.7%에 달한다. 그에 반해 창구 이용률은 5.8%, CD·ATM기 이용률은 3.5%에 그쳤다.

은행들이 지점과 은행원을 축소하는 데는 비용 측면도 있다. 디지털 거래는 지역적, 시간적 제약 없이 영업이 가능하고 점포 등 공간 확보에 따른 비용과 인건비를 감소해 서비스 제공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실제 지점을 운영하지 않는 카카오뱅크의 1인당 생산성은 3억2천800만원으로 4대 은행 평균인 2억3천450만원보다 28.50% 높다.

은행들은 지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영업시간을 주말과 저녁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혀 이조차도 쉽지 않다. 은행들은 '9 to 6' 제도 등을 도입해 영업시간을 다각화하고, 코로나19 이후 단축했던 영업시간도 지난달 30일부터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로 정상화했으나 노동조합은 노사 합의 위반을 들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 은행 영업시간 문제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내점 이용자 감소로 수익이 덜 나는 점포를 폐쇄하고, 더불어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하고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중단해 고용을 줄였다"며 "나간 숫자만큼의 은행원은 있어야 이용자에게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은행 지점 거래가 증가하던 시절에는 지점과 행원을 늘렸으나 현재는 수익이 덜 나는 점포를 유지하는 것보단 그 비용을 디지털에 투자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든다"고 반박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 지점의 채널 기능을 강화하면 오히려 지점 축소나 구조조정을 줄일 수도 있다"며 "노조가 방향성을 다시 고민해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설 자리 줄어드는 은행원, 은행 vs 노조 '기 싸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