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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치솟는 달러에 우리 경제도 적신호…'3高' 우려↑


천장 뚫은 환율…물가상승 압력 커지고 기관 투자자 이탈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1천345원까지 치솟으면서 원화가치 하락이 이어지자 우리 경제 곳곳에 적신호가 켜졌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기관투자자의 자본유출과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를 지극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물가 상승이 금리인상을 부추기며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 현상을 자극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천345원에 마감하며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8일(1천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지수도 전날 108.9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소폭 하락한 1천339.5원에 개장했지만, 이는 연초(1월 3일, 1천185.5원) 대비 11.50%(154원) 오른 수치다.

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가치는 그만큼 하락하게 된다. 달러당 지불해야 하는 원화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1천340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1천340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 연준 긴축 정책에 무역적자…원화 추가 약세 우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가장 큰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과 우리나라의 수출부진, 무역적자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먼저 미 연준의 긴축 지속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전 세계에 풀린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서 달러가치가 상승하며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미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JP모간체이스 등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9월 FOMC에서 최소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수출 부진과 무역적자도 원화약세의 원인이다. 무역적자가 커진 데는 달러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세계 5위, GDP대비 세계 9위에 달할 만큼 비중이 크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서 원화결제비율은 0.1%이하로 30위권 밖이다. 대부분 달러 등의 외화로 결제가 이뤄지는 만큼 달러가 오르게 되면 기업의 교역조건이 악화돼 불리해지고 무역적자 폭도 커진다. 실제 7월 수출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16.3% 오르는 동안, 수입물가는 27.9% 상승했다.

미 연준이 긴축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교역조건도 악화돼 원/달러 환율은 연내 1천400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위기를 반영한 원/달러 환율은 1천400원까지도 무주공산"이라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위험이 더 반영돼 원화는 점점 싸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며 기관과 증권시장에선 자본유출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2조9천972억원을 순매도했다.

◆ 원화약세 부작용…외환보유고 늘리는 등 방어해야

원화약세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등 우리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물가 상승은 금리 인상 요인이 될 수 있어, 2고 또는 3고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원화약세에 따른 부작용을 방어할 수단은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7월말 외환보유액은 4천386억1천만 달러로 BIS(국제결제은행)이 권고하는 9천300억 달러의 절반가량에 불과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6천455억5천만 달러 대비해서도 부족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고 비중도 27% 수준으로 다른 대비 열위하다. 스위스의 GDP대비 외환보유고는 139%, 홍콩은 134%, 싱가포르는 102%, 대만은 91%에 달한다.

외환보유고 중 현금비중이 낮다는 것도 우려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 구성을 보면 ▲국채 36% ▲정부기관채 21% ▲회사채 14% ▲MBS 13% ▲주식 7.7% ▲현금 4%다.

전문가들은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한·일, 한·미 통화스와이프를 서둘러 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환율이 1천600원으로 상승하면서 위험했지만, 당시 강만수 기재부장관의 미국 방문과 강력한 요청으로 한미통화스와프 체결로 안정됐다"면서 "그때는 한일통화스와프도 있었는데, 지금은 외환위기를 방어할 두 개의 방어막이 없다"며 통화스와이프 체결을 촉구했다.

또 "대만은 GDP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이 90%가 넘는데 우리나라는 20%대에 그친다"면서 "외환보유고 비중을 늘리고, 미국과 일본과의 통화스와이프를 서둘러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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