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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카오벤처스, AI 의료 스타트업 '위커버' 투자


작년부터 의료·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 활발…카카오와의 시너지도 관심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카카오벤처스가 이달 의료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본격화에 나선 카카오가 자회사인 카카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스타트업 '위커버(Wecover)'에 시드 투자를 확정했다. 해당 투자에는 카카오벤처스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옐로우독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위커버는 지난해 미국에서 설립된 AI 기술기업 '디어에이아이메디컬(Deer AI medical)'이 모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UC버클리 등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작년 6월 초 한국 지사도 세웠다. 이후 지난해 10월 '위커버'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곳은 지난해 4월 영국 옥스퍼드대 바이오공학센터와 국제전기전자공학회가 주관한 '2021 바이오의료 이미징 분야 국제 심포지엄(IEEE-ISBI)' 초음파·인공지능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국내 연구진이 세운 스타트업 '위커버'가 최근 카카오벤처스의 투자를 받았다. 사진은 '위커버' 홈페이지. [사진=위커버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연구진이 세운 스타트업 '위커버'가 최근 카카오벤처스의 투자를 받았다. 사진은 '위커버' 홈페이지. [사진=위커버 홈페이지 갈무리]

위커버는 AI 기술을 토대로 치과용 방사선 촬영 영상에서 질병 발생 부위를 자동으로 판독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을 치과 치료를 넘어 치아보험·건강보험 등을 중심으로 한 보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들이 위커버의 AI 기술을 통해 빠르게 보험 대상자의 증상을 판별함으로써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슈어테크(Insurtech) 간 융합을 염두에 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해외의 경우 이미 많은 보험사들이 인슈어테크를 활용해 고객들의 건강 관리와 관련한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슈어테크 간 접점도 늘어나는 추세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시급한 인슈어테크 시장에서 유의미한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는 클라이언트 확보 차원에서 투자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부터 초기 의료·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시드 투자를 했다는 사실을 잇따라 발표해 왔다. 지난해 7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세나클소프트'와 의료 AI 기업 '딥메트릭스'에 투자했고, 이외 이모코그(치매 예방 디지털 치료제), 루닛(인공지능 질병 진단), 프리베노틱스(암 진단 솔루션) 등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재무적투자자(FI)로서 주로 초기·극초기 스타트업에 시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번 '위커버' 투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 속 카카오의 사업 강화 움직임도 '주목'

업계에서는 카카오벤처스의 이 같은 투자를 최근 카카오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는 헬스케어 사업 강화 움직임과 엮어 주목하기도 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사내에 디지털 헬스케어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하며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공식화했다. 카카오는 헬스케어 CIC와 관련 "카카오의 기술과 디지털 역량, 이용자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생애 주기별 건강 관리와 스마트 의료 등 차별화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펼쳐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는 또 지난해 11월 의료 빅데이터 기업인 휴먼스케이프에 1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 바탕의 희귀난치성질환 정보 제공 플랫폼 '레어노트'를 비롯해 다양한 의료 관련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중 '레어노트'는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메인넷 '클레이튼'을 바탕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플랫폼 운영을 통해 수집한 다양한 의료 데이터가 향후 카카오의 관련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12월 헬스케어 CIC(사내독립기업)를 설립하고, 대표로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이지케어텍 부사장을 선임했다. 사진은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지난해 12월 헬스케어 CIC(사내독립기업)를 설립하고, 대표로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이지케어텍 부사장을 선임했다. 사진은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또 다른 투자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도 의료·헬스케어 분야 역량 강화에 몰두해 왔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 1월 서울아산병원·현대중공업지주, 그 해 5월 연세대의료원과 각각 합작법인을 설립해 의료정보 빅데이터 사업 바탕을 다졌다. 이후 지난해 9월 맞춤형 영양제 판매 스타트업 '모노랩스'에도 시리즈A 투자를 단행했다.

여기에 카카오브레인 역시 자신들의 AI 모델을 활용해 헬스케어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카카오의 헬스케어 CIC 등 공동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지점을 논의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카카오가 이처럼 헬스케어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장 전망이 밝은 데다가, 카카오가 그간 쌓아온 기술 역량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20년 약 237조원 규모였던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오는 2030년 약 450조원으로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역시 높은 수준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이에 카카오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헬스케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헬스케어 시장에 카카오의 AI·블록체인·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데이터 인프라를 결합해 플랫폼 기업으로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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