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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어나는 가계부채…'대출 포비아'부터 해결해야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대한민국은 현재 대출 공포증 일명 '대출 포비아'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가계부채는 1천800조라는 사상 최대 수준까지 늘어났고 대출증가율은 6%대라는 한계치에 도달했음에도 대출증가세는 멈출 줄을 모른다. 늘어나는 실수요자와 좁아진 대출문턱에 불안해진 소비자들이 일제히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 창구는 이미 혼선에 빠졌다. 은행에선 실제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들과 잔금일에 대출이 안 나올까봐 미리 받으려는 예비 수요자들 그리고 불안하니 미리 받아두려는 이들로 붐빈다.

기자수첩 [그래픽=아이뉴스24]
기자수첩 [그래픽=아이뉴스24]

가장 큰 문제는 실제 다급한 실수요자를 솎아내는 과정이 쉽지 않단 점이다. 은행에선 대출 시 자금용도계획서를 받지만 그것만으로 실수요와 주택마련을 가장한 투기를 구분하긴 쉽지 않다. 여기에 불안해서 미리부터 대출을 받아두려는 소비자까지 몰리면서 그야말로 대출 창구는 아비규환이다.

국내에서 언제부터 대출이 미리 받아야 할 만큼 불안한 존재로 각인됐을까. 가계부채를 관리할 특단의 대책 이전에 번져나는 '대출 포비아'로 일단 창구부터 달려가는 것부터 달래야 한다.

2030세대에선 특히 마이너스통장이 막힌다는 말에 일단 뚫고 보는 이들이 많다. 주식 붐이 일면서 "일단 땡겨서 투자하겠다"는 이들도 주변에서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대출포비아에 시달리는 건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들과 소비자들뿐만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특단의 대책에도 말을 듣지 않는 가계부채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언론은 대출이 막혀 하늘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불안감을 조장하고 나선다.

물론 일부 은행서 잠정 대출중단이 발생했고, 잔금일을 앞두고 대출이 거절되는 날벼락 같은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하지만 실제 어느정도의 대출 수요가 몰렸으며 얼마만큼의 대출이 이뤄졌고 거절됐는지 대출이 거절돼 피해를 본 확률은 어느 정도인지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기본적인 통계와 사례를 살피는 일이 무의미한 일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번져가는 대출포비아를 막기 위해선 필요한 과정이다.

대출이 막혔다는 사실에만 관심을 가질 일이 아니다. 대출이 막혀서 피해를 보는 수요가 어느 정도인 지 파악하고 솔루션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급한 불부터 끄겠다는 단기적인 대책은 결국 소비자들의 불안을 없앨 수 없다.

철저히 공급자 관점에서 고민하고 공급을 막는 탁상행정이 아닌 소비자 관점에서 접근한 실질적인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불안을 달랠 때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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