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화학첨가물 대신 세균에 기생하는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광전효율을 높인 이색 연구가 나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유·무기 혼합 페로브스카이트 결정구조(구성 원자에 따라 부도체, 반도체, 도체 등 다양한 특성을 보이는 산화물)를 광 흡수층으로 활용하는 박막형 태양전지이다.
유기합성이 필요한 고분자 첨가물과 달리 박테리오파지는‘배양’이라는 생물학적 방식으로 일정 크기의 입자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다.
한국연구재단은 2일 전일(성균관대), 오진우(부산대) 교수 연구팀과 김형도 교수(교토대) 연구팀이 바이러스를 첨가해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의 질을 높이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가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광전효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을 생성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결함을 보정하고 광전효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는 화학첨가물이 이용됐다. 화학첨가물은 다루기 까다로운 용매를 사용하며 공정이 비싸고 생성된 물질의 순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화학첨가물 대신 배양을 통해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박테리오파지를 첨가물로 사용했다. 너무 긴 고분자나 너무 짧은 단분자 대신 그레인(grain)에 딱 맞는 크기인 M13 박테리오파지(폭 6.6nm, 길이 880nm)를 사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박테리오파지 표면의 아미노산들이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의 납 이온과 결합해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성장을 촉진시키고 표면결함을 보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균일하면서 큰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의 형성을 유도, 광안정성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박막을 구현해 낼 수 있었다.
만들어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2.3%의 광전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M13 박테리오파지가 없는 기존 소자의 20.9% 대비 향상된 것이다.
지난해 연구팀이 M13 박테리오파지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하는 접근을 최초로 보고했을 당시 광전효율 20.1%에서 더 향상된 결과이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박테리오파지 표면에 페로브스카이트와 결합이 가장 잘되는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을 증폭시켜 페로브스카이트와 결합력을 더 향상시킬 수 있었다.
연구 성과(논문명: Genetic Manipulation of M13 Bacteriophage for Enhancing the Efficiency of Virus-inoculated Perovskite Solar Cells with a Certified Efficiency of 22.3%)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9월 2일자 온라인에 실렸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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