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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MZ세대가 대기업 CEO로?…식품업계 경영수업 3세들


식품업계 오너들, 기업승계 작업 조심스럽게 진행 중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MZ 세대'로 일컬은 나이대의 식품업계 오너 3세들이 주요 요직에 배치되며 경영 수업에 한창이다. MZ세대는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인 1980~2000년생과,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Z세대를 합쳐서 일컫는 말이다.

현재 요직에 배치된 주요 식품업계 오너 3세들은 향후 기업을 총괄할 대표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농심·CJ·오뚜기 등 주요 식품기업 오너가 3세들이 주요 요직이 배치되며 경영 능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 대부분 MZ세대로 비슷한 시기에 기업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농심 오너가 3세'인 신상렬 농심 경영기획팀 부장 [사진=농심]
'농심 오너가 3세'인 신상렬 농심 경영기획팀 부장 [사진=농심]

◆ 식품업계 3세들 초고속 승진…"차후 차세대 경영 방식 적용되나"

오리온그룹의 오너 3세 격인 담서원 부장은 지난달 1일 자로 그룹 본사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경영지원팀은 오리온그룹 국내외 법인의 경영 전략, 사업계획 수립 및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다. 담 부장은 1989년생으로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다.

담 부장은 뉴욕대학교를 졸업했으며 2012년 강원도 철원 전방부대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후에 오리온에 입사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지난해 하반기까지 카카오그룹의 자회사인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했다.

오리온 측은 담 부장이 실무를 배우는 단계로 승계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담 부장의 오리온 합류를 두고 '3세 승계'를 위한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담 부장은 오리온홀딩스 주식 1.22%와 오리온 주식 1.23%를 보유하고 있다. 담 회장의 장녀 담경선 이사는 오리온재단에서 근무 중이다. 담 이사는 오리온홀딩스 지분 1.22%, 오리온 지분 0.6%를 보유 중이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의 장남 신상렬 부장도 1993년생으로 MZ세대다. 신 부장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2019년 농심 오너일가 전통에 따라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평사원 입사지만 승진 과정은 남달랐다. 신 부장은 지난해 대리에 이어 올해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경영기획팀에서 기획 및 예산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이 지난 3월 별세하고 신동원 회장이 경영 고삐를 쥐면서, 신 부장의 임원 승진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아들 전병우 이사도 1994년생으로 90년대생 오너 3세다. 2019년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한 전 이사는 작년 6월 경영전략부문 이사로 승진했다. 현재는 전략기획부문장을 맡고 있다. 전 이사는 식품 기업 오너 일가 중 최연소 이사다.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공백을 최소화하기 경영 수업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장남 함윤식 씨(1991년생) 역시 경영 수업에 한창이다. 함 씨는 현재 오뚜기 경영지원팀에서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오너 3세인 함윤식 씨의 오뚜기 지분율은 2.17%로 직전 지분율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오뚜기가 장자 승계원칙을 따르는 만큼 함 씨가 경영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왼쪽부터)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임세령 대상홀딩스·대상 부회장, 임상민 대상 전무 모습 [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임세령 대상홀딩스·대상 부회장, 임상민 대상 전무 모습 [사진=각 사]

◆ CJ·롯데 등 식품회사 계열사 둔 그룹도 3세 경영 속도

CJ그룹은 글로벌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오너 3세를 주력 계열사 해외 사업부에 배치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1990년생으로 지난 1월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발령받았다. 비비고 브랜드 등 CJ제일제당 식품사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전략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전 상무는 지난해 CJ ENM 부사장 대우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브랜드전략실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CJ ENM은 글로벌 콘텐츠 등 해외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대상그룹 임세령 부회장도 승진과 함께 3세 경영을 공식화했다. 임 부회장은 대상홀딩스 전략담당 중역과 대상 마케팅담당 중역을 동시에 맡게 됐다. 임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동생인 임상민 전무는 지난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 김동환 부장(1993년생)도 MZ세대다. 김 부장은 2010년 빙그레 식품연구소에 입사한 뒤 현재는 구매팀에서 일하고 있다. 김 부장을 비롯한 장녀 김정화, 차남 김동만 3남매는 현재 빙그레 지분 1.99%를 가지고 있는 '주식회사 제때'의 지분을 3분의 1씩 나눠 가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1986년생으로 차세대 경영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신유열 씨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일본에서 세운 일본 롯데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제과를 중심으로 빙과류 등까지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처럼 식품업계 오너가에서 3세 증계를 미리 준비하는 건 갈수록 국내에서 경영 승계가 쉽지 않은 구조가 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의 상속세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한 지분 매입 외에는 이렇다 할 경영권 방어장치도 없어서 기업 승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연구원)는 "사실상 한국에서 기업 승계는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소기업 승계에 대해서는 가업상속공제제도를 통해 기업 승계를 지원해주고 있는 반면,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는 상속세 감면 지원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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