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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공개SW에 대한 세가지 오해


 

공개SW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덩달아 공개SW와 관련된 오해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장 흔한 오해로 꼽히는 것이 "공개SW는 공짜다"라는 것이다. 영어의 'Open'은 말 그대로 SW의 소스코드가 '공개'된 것을 뜻한다. 소스가 공개됐을 뿐, 그것이 바로 '공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공짜'라는 의미에 대한 혼란은 사실 'Open'보다는 'Free'라는 영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Open Source'는 반드시 'Free Software'일 필요는 없지만, 'Free Software'는 반드시 'Open Source'여야 한다.

'Free Software'의 성전이자, 근원지인 자유소프트웨어연합(Free Software Foundation)은 그래서 'Open Source'라는 말보다 'Free Software'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오픈 소스'라는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독점적 상용SW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견제하고 차별화하기 위함이다.

'공개SW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말은 정확히 말하면 '자유 소프트웨어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게 더 맞을 것이다. Open과 Free의 혼용에서 온 것이니까.

그럼 '자유'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라는 뜻이다. 소스코드를 공개할 테니 맘대로 뜯어보고, 맘대로 고쳐서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게다가 그렇게 뜯어고쳐서 상품으로 만들어 돈을 받고 팔든 그냥 뿌리든 그것도 자유다.

여기서 공개SW, 아니 자유SW에 대한 중요한 오해 한 가지가 등장한다. 자유SW는 저작권을 포기했거나, 저작권이 없다는 오해다.

자유SW는 저작권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배타적 권리를 포기한 것일 뿐, 저작권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공유할 뿐이다. 그럼 자유SW의 저작권은 무엇인가. 'GPL 라이선스'가 해답이 될 것이다.

자유SW를 사용할 때 모든 것이 자유지만 한 가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새로 뜯어고쳐서 돈을 받고 팔아도 좋지만 SW를 팔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산 사람에게는 반드시 똑같은 '자유'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자기가 소프트웨어를 뜯어고쳐 어떤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하더라도 거기에 자신만의 배타적 권리를 절대 주장할 수 없다.

'받은 만큼 그대로 베풀라'는 게 자유SW의 정신이자, GPL 라이선스의 골자다.

자유SW, 흔히 우리가 공개SW라고 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이 GPL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GPL 라이선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대로 적용하는 기업이나 사용자는 얼마나 될까. GPL 라이선스를 엄격히 적용한다면 아마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언젠가 '홍두깨'가 돼 날아올 수 도 있다.

'공개SW는 공짜'라는 오해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오해가 바로 이 GPL 라이선스 부분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DBMS 솔루션 '마이SQL'은 공개SW이자, GPL 라이선스를 적용받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그런데 마이SQL은 공개SW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독점적 권리의 일반 상용제품도 있다.

그런데 마이SQL의 개발사이자 공급업체인 마이SQL AB가 7일 앞으로 GPL 라이선스 버전이 아닌 상용버전의 판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GPL 라이선스 버전의 제품 사용자들을 상용 버전으로 전환케 하겠다는 전략도 담겨있다.

마이SQL은 원래 상용버전이 먼저 나왔다. 그러다, 마이SQL AB는 GPL 라이선스 기반의 공개SW 버전도 내놨다. 당연하게도 GPL 라이선스 버전이 더 인기가 있었고, 널리 퍼졌다. 이제 그동안 얻은 '인기'에 기반해 상용 버전 판매에 무게를 싣겠다는 얘기인 것이다.

공개SW에 대한 마지막 오해에 대해 얘기할 때가 된 것 같다. 마이SQL의 이같은 전략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마이SQL이 뒤늦게 본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불만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물론 사용자들이 GPL 라이선스에 대해 무지하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도 지적해야 겠지만 마이SQL의 이같은 전략적 결정이 영 개운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냉정하게 보면, 공개SW를 비즈니스 전략에서 접근하는 기업은 많다. 앞서 언급했 듯 자유소프트웨어 진영에서 '오픈 소스'라는 말에 경계를 드러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개SW를 철저히 비즈니스 전략의 하나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 이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철학적 가치 판단에 맡기겠다. 다만, 공개SW를 '공유의 철학'으로만 이해하고 있다면, 이것이 공개SW에 대한 마지막 오해가 아닐까 싶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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