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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기 직전 나는 더 아프다?…과학적 근거 있는 것일까


만성 통증 환자와 우울증 환자는 그럴 가능성 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기 직전 관절 통증을 더 많이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장마철이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폭우가 내리고 있다. 비가 오는 장마철에는 통증이 더 심해진다고 하는데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일까.

2020년 통증 분야 국제학술지인 ‘PAIN’ 지에서 날씨와 만성 통증의 상관성에 대한 임상 연구들을 분석한 리뷰 논문이 발표된 적 있다. 분석에 포함된 43개의 연구 중 41개의 연구에서 기압과 통증에 대한 상관성을 살펴봤다. 21개의 연구에서는 기압의 변화가 통증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는데 나머지 20개 연구에서는 관련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과학적으로는 ‘비와 통증’의 상관관계에 대해 100% ‘그렇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승훈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사진=경희대한방병원]
이승훈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사진=경희대한방병원]

이승훈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비 오는 날 삭신이 쑤신다’는 말은 단순히 속설에 불과한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들 수 있는데 아마도 병의 경과나 사람에 따라서 날씨가 통증에 다르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날이 흐려지거나 비가 오기 직전에는 평소보다 외부의 기압은 낮아지고 습도는 높아진다. 평소에는 관절 사이의 공간인 관절강 내부의 압력과 외부 기압이 서로 균형을 유지한다. 날이 흐려져 외부 기압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관절강 내부의 압력이 높아진다.

이때 관절이 부풀어 오르면서 관절강을 싸고 있는 활액막 주변의 신경이 자극된다. 여기에 높은 습도는 관절 주위 힘줄, 인대, 근육들을 압박해 신경을 더 자극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이 뻣뻣해진다. 이미 염증과 부종으로 관절이 민감해져 있는 환자들이 비가 오기 직전 기압 변화에 더욱 통증을 크게 느끼고 관절이 뻣뻣해지기 쉽다.

이승훈 교수는 “이러한 원리에 의한 통증은 건강한 사람보다는 만성 통증 환자들에게 적용된다”며 “평소 통증이 오래되면 신경이 전달되는 경로에 교감신경에 반응하는 수용체들이 새롭게 만들어져 외부 기압 변화에 더 민감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개월 이상 통증이 낫지 않고 계속되면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우울은 불면과 불안과 더불어 만성 통증의 대표적 3대 동반증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우울감이 커지면 통증을 더 크게 느낀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상대적으로 외부 활동에 제한을 받게 되고 운동량이 줄어들며 몸 상태가 떨어지면서 기분이 우울해지기 마련이다. 평소에 우울감이 큰 환자들이 비 오는 날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이유이다.

이승훈 교수는 “평소에 몸이나 관절이 잘 붓고 식후 배가 더부룩하고 피곤이 더 심해지는 습증(濕證)으로 진단된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날씨 중에서 기압이나 습도에 영향을 많이 받아 습한 날이나 장마철에 컨디션이 떨어지고 관절의 통증이나 뻣뻣함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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