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5~6월 가장 좋은 울릉도를 가다…‘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2025년 되면 공항 건설 등으로 접근성 좋아질 듯

S-76 헬기에서 본 울릉도. 푸른 바다와 짙은 녹색 산이 만나 있다.[사진=정종오 기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울릉도는 작정하지 않고서는 가기 힘든 곳이다. 제주도는 대부분 다녀왔는데 울릉도는 가 보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크기는 제주도의 22분의 1 정도이다. 아직 항공편이 없다. 3년 전부터 더스카이에서 전세 헬기를 운항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전세 헬리콥터 이용이어서 부정기적이다.

2025년 운항을 시작할 계획으로 현재 6천600억원을 들여 울릉군은 공항 건설을 하고 있다. 약 50인승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더스카이의 전세 헬기가 울릉도를 오가는 항공으로는 유일하다. 더스카이는 S-76 헬기를 투입했다. 14인승이다. 지난 2일 경북 영덕 고래산마을 헬기장에서 S-76을 타고 독도와 울릉도를 찾았다. 이날 날씨는 구름이 조금 끼었을 뿐 맑았다. 하늘 위를 나는 헬기는 부드럽게 비행했다.

최근 일본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독도를 자신들의 지도에 표시하면서 외교적 문제가 되고 있다. 늘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의 행태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 땅임이 여러 고증에서 확인되고 있는 마당에 때만 되면 ‘똥고집’을 부리는 일본을 보면 이젠 가엾다는 생각마저 든다.

저 멀리 코끼리 바위가 보인다.

S-76 헬기는 고래산마을에서 이륙해 독도를 거쳐 울릉도에 도착했다. 독도에서 울릉도까지 거리는 ‘200리’, 90km 정도 된다. 헬기 비행으로 약 25분이 걸린다. 독도에서 약 130노트(시속 약 240km) 속도로 울릉도로 향하던 중 저만치에서 울릉도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해안 도로를 따라 헬기는 죽도와 관음도를 거쳐 코끼리 바위까지 낮은 고도로 날았다.

죽도에는 현재 1가구가 살고 있다. 울릉도와 잇는 다리가 없어 여기에 사는 주민은 배를 이용해 오간다. 죽도를 조금 지나자 괭이갈매기의 천국인 관음도가 나타났다. 관음도는 울릉도와 잇는 다리가 있다. 관음도는 내일 찾기로 하고 헬기는 이어 코끼리가 물을 먹는 모습을 닮은 ‘코끼리 바위’를 지나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헬기가 고도를 높이면서 흔들림도 조금 심해졌다. 짜릿한 느낌이 몰려왔다. 울릉도의 가장 높은 봉우리 성인봉으로 갈 채비를 서둘렀다. 이종원 기장이 고도를 높이자 헬기는 강한 회전날개 소리를 내며 솟아올랐다. 성인봉은 해발 984m로 낮은 산이 아니다. 이곳까지 등산하는 코스가 있는데 왕복 약 3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그 모습이 마치 고릴라가 바나나를 먹는 모습을 닮았다.

헬기는 성인봉을 넘어 착륙장이 있는 라페루즈 리조트로 향했다. 산을 넘어 다시 해안 도로를 따라 헬기는 천천히 비행했다. 울릉도에는 섬을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가 있다. 약 44km 정도 된다.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이 많았다.

모든 공사가 완공되면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자전거나 도보 등으로 천천히 걷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헬기는 안전하게 착륙장에 도착했다. 이어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 메뉴는 물회. 물회를 내놓으면서 주인장은 “물회는 우선 고추장을 한 숟가락 넣고 잘 비벼 양념이 골고루 묻어야 한다”며 “이어 시원한 육수를 넣고 국수를 먼저 말아 드시면 된다”고 알려줬다. 국수를 다 먹은 뒤 밥을 말아 먹으면 일품이라는 거다. 물회 하나 먹는데도 그 순서가 있는 법이다. 정말 주인장 말대로 먹었더니 상큼하고 알싸한 맛이 뒤따라왔다.

울릉도에서 만난 물회는 싱싱한 갖은 회와 채소 등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냈다. 더운 여름에 먹으면 그만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식사 이후 일주도로를 따라 ‘고릴라’가 사는 곳으로 향했다. 울릉도에 진짜 고릴라가 살까마는 지명이 ‘울라’라는 카페와 ‘코스모스’ 리조트가 있다. ‘울라’는 ‘울릉도 고릴라’는 뜻이다. 코스모스 리조트에 있는 울라 카페 앞으로 큰 바위산이 우뚝 버티고 있다.

이 바위산은 마치 고릴라가 바나나 먹는 모습을 똑 닮았다. 사진으로 찍어 보니 고릴라와 바나나 모습이 그대로 확인됐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그 어떤 형상을 닮을 수 있다는 게 신비했다.

울릉도는 화산섬이다. 분화구가 있기 마련. 나리 분지가 있다. 나리 분지는 아주 넓은 평원으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가는 길에 명이나물(산마늘)이며 고사리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유명한 곳이다 보니 다른 곳보다 관광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이 넓은 곳에서 예전, 우리가 살지 않았던 시기에 화산이 폭발했다고 하니 그 장면이 상상으로 그려졌다. 나리 분지는 넓은 것만큼이나 아주 시원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바람도 불고, 땀에 젖은 온몸이 서늘한 기운에 식고 있었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에 서면 울릉도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해중 전망대를 찾았다. 해중 전망대는 바다 4m 밑에 수중전망대를 만든 시설이다. 나선형 계단을 밟으면서 약 4m까지 내려갔다. 두꺼운 유리로 돼 있는 곳으로 바닷속 물고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수많은 물고기가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푸른 물결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오후의 일정을 끝내고 저녁을 먹기 위해 울릉도 저동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이곳은 ‘독도 새우’로 유명한 곳이다. 독도 새우 회와 알, 튀김이 나온다. 독도 새우 맛은 이제까지 맛본 그 어떤 회보다 찰지고 쫀득했다.

게살을 먹는 것 같으면서도 상큼하고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바다 내음이 온몸을 감싸면서 입안 가득 바다 향기가 넘실거렸다. 같이 먹는 독도 새우 알도 그 맛이 덜하지는 않았다. 튀김은 바싹바싹 입에서 사르르 녹았다.

박일관 대저해운 울릉영업소장은 “울릉도는 5~6월 봄이 가장 좋은 계절”이라며 “가을도 좋기는 한데 5~6월 봄이 더 좋고 날씨도 괜찮고, 볼 게 많다”고 소개했다.

다음날인 3일. 관음도로 향하는 길에 내수전 일출전망대를 찾았다. 이곳 전망대에 서면 울릉도를 360도 볼 수 있는 곳이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울릉도가 눈 속으로 함께 박혀 들어왔다. 푸른 바다와 짙은 녹색의 산과 새들의 울음소리가 함께 머무는 곳이다.

울릉도 관음도는 괭이갈매기 천국이다.

이어 찾은 관음도는 괭이갈매기들의 천국이었다. 주차된 차들 지붕에는 새하얀 이물질이 쉴 새 없이 떨어졌다. 새들이 자유로운 비행을 하면서 ‘실례’를 하고 만 것이다. 관음도에 주차해 놓으면 이 정도의 봉변(?)은 거뜬히 넘겨야 한다.

울릉도에서 관음도를 연결하는 다리는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출렁거렸다. 이어 괭이갈매기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그중 한 마리는 관광객들이 걸어가는 길의 안전 펜스에 앉아 도망갈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손으로 만져질 정도의 거리인데도 멀뚱멀뚱 고개만 갸웃, 갸웃거릴 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가 괭이갈매기의 관찰대상이 돼 버린 느낌이었다.

지금 울릉도와 독도는 6월 말까지 괭이갈매기 산란철이다. 독도는 이 때문에 헬기 등이 3km 이내로 접근이 불가능하다.

관음도를 지나 ‘울릉천국’으로 향했다. ‘울릉천국’이란 이름이 유래된 게 재밌었다. 쎄시봉 멤버인 이장희 씨가 운영하는 아트센터이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라는 노래 등 70~80년대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쎄시봉. 몇 년 전 영화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울릉천국’이란 이름은 바로 아래에 교회가 있는데 교회 위에 있다고 해서 ‘천국’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교회 위에 있으니 그곳이 천국이지 않겠느냐는.

이날 이장희 씨를 만날 수는 없었다. 일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 울릉천국은 작은 연못과 잘 정돈된 정원, 1~3층으로 꾸며져 있는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었다. 2층에는 이장희 씨의 그동안 인생 여정, 쎄시봉의 역사, 미국에서의 삶 등이 담긴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점심때가 가까워지면서 ‘따개비 칼국수’를 먹기 위해 이동했다. 울릉도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할 게 두 가지인데 ‘독도 새우’와 ‘따개비 칼국수’라고 한다. 뭐, 이것 말고도 먹을 거야 더 많겠는데 그만큼 울릉도의 독특한 음식이란 것일 게다.

따개비 칼국수는 진한 국물맛과 연녹색의 쫀득한 면발이 입맛이 착 감겼다. 국물이 걸쭉한데 시원했고, 녹색 면발은 쫀득한데 부드럽게 넘어갔다. 양은 푸짐했다. 한 숟가락의 국물도 남기지 않고 다 비웠다. 전날 마셨던 숙취의 흔적은 ‘따개비 칼국수’ 한 그릇에 말끔히 씻겨져 버렸다.

5~6월이 가장 좋다는 울릉도. 울릉도가 2025년 공항 건설, 전세 헬기 운항 등으로 접근성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작정하지 않고서도’ 울릉도를 찾을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더불어 우리의 땅인 독도를 보고 느껴보는 것도 큰 행복이다.

◆'울릉도를 가다' 관련 동영상 보기(https://youtu.be/7cGiZMrMY9A)

/울릉도 공동=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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