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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누리호, 하늘과 우주로 가자!…발사대에 우뚝서다


항우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인증모델 통해 발사대 성능 점검

누리호 인증 모델이 1일 나로우주센터 제 2발사대에서 기립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인증 모델이 1일 나로우주센터 제 2발사대에서 기립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앞바다는 잔잔했다. 날씨도 맑았다. 바람도 잔잔하고 기분 좋은 날이었다. 이날 오전 6시 이른 시간부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대 성능시험이 진행됐다.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오전 7시 5분쯤 마침내 누리호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났다. 덩치가 워낙 커 조립동에서 빠져나오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누리호는 1단에서 탑재체까지 총 길이가 47.2m에 이른다.

“뒤로 물러나 주세요!”

“여기 있으면 안 됩니다. 누리호가 뒤로 왔다가 앞으로 갈 예정입니다!”

누리호 인증모델이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인증모델이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립동에서 누리호를 실은 트랜스포터(이송장치)가 나오면서 취재진을 향해 안전 요원들이 소리쳤다. 덩치가 워낙 커 조그마한 잘못도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누리호는 조립동에서 잠시 후진했다가 1.8km 떨어져 있는 발사대로 직진했다. 곳곳에 안전 요원이 배치돼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하고 있었다.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는 약 1.8km. 누리호를 실은 트랜스포터는 시속 1.5km로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늦게 움직였다. 이동 중에 진동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위성규정에 명시돼 있다.

발사대 뒤편 산에는 ‘하늘과 우주를 향한 도전’이란 플래카드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누리호가 우뚝 서는 곳을 중심으로 삼각형의 높은 피뢰침이 설치돼 있었다. 밝은 낮인데도 달이 하늘에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누리호가 발사대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20분쯤. 이후 발사대에 기립하기 위한 작업도 더뎠다. 정밀한 작업이 많기 때문이다. 수많은 작업자가 선을 일일이 연결하고 호스를 점검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조립동에서 누리호 인증모델이 나오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립동에서 누리호 인증모델이 나오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10시에 가까워서야 누리호는 이렉터를 통해 기립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천천히. 10시 15분쯤에 기립이 완료됐다. 마침내 누리호가 하늘로 우뚝 섰다. 나로호 때는 기립하는 데 약 20분이 걸렸는데 5분 정도 단축됐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 원장은 “발사체가 발사대에서 기립하는 작업은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누리호가 발사대로 이동하는 순간을 취재하기 위한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28개 매체 68명의 취재·사진 기자들이 이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도 누리호 이동 순간을 같이 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주무 부처 장관과 원장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항우연 측은 “다른 일정이 있어 이번에 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대변인실은 “오늘 진행하는 것은 인증모델이고 8, 9월쯤에 실제 비행모델을 같은 방식으로 기립할 예정”이라며 “실제 비행모델이 기립할 때 임혜숙 장관이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누리호 인증모델이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시속 1.5km의 속도로 움직였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인증모델이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시속 1.5km의 속도로 움직였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의 공식 명칭은 KSLVⅡ(Korea Space Launch Vehicle Ⅱ) ILV(Integrated Launch Vehicle)이다. KSLVⅠ이었던 나로호에 이은 한국형 발사체이다.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발사체여서 의미가 크다. 우리 기술로 우리의 우주 수송수단을 확보한 셈이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발사하기 위해 새롭게 만든 나로우주센터 제2 발사대에서 이날 인증시험을 진행했다.

올해 10월 누리호가 발사될 제 2 발사대는 나로우주센터에 있다. 엄빌리칼(umbilical) 타워, 추진제 공급과 발사체 기립 장치 등 발사에 필요한 모든 설비를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엄빌리칼 타워는 기립한 발사체에 추진제와 가스류 등을 지상에서 공급하기 위한 구조물이다. 높이는 48m에 이른다. 11층 아파트에 버금간다.

누리호 인증모델이 발사대에 기립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인증모델이 발사대에 기립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대 인증시험은 누리호의 각 단을 모두 조립해 3단형 인증모델을 완성한 후 발사대로 이송해 기립했다. 추진제 충전, 배출과 같은 전체 발사 운용 절차를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3단형 인증모델은 종합연소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을 완료한 누리호 인증모델(QM, Qualification Model) 1, 2, 3단을 활용한다. 3단형으로 조립이 완료된 누리호 인증모델은 오는 10월 발사 예정인 비행모델(FM, Flight Model)과 똑같은 실물 크기이다.

누리호 인증모델은 앞으로 약 1개월 동안 다양한 성능 검정시험을 거친다. 올해 10월 실제 발사에 활용될 누리호 비행모델 1호기(FM1)는 1단과 2단의 총 조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3단은 이미 조립이 완료돼 보관 중이다. 앞으로 1단, 2단의 조립이 완료되면 각 단을 연결해 비행모델을 완성할 예정이다.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현재 수행 중인 발사대 인증시험을 완료하면 발사를 위한 본격적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올해 10월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인증모델은 연구개발 성과물로 앞으로 보관할 예정”이라며 “인증모델은 인증하는 데 활용하고 발사는 비행모델로 한다”고 설명했다. 발사 4개월이나 남았는데 누리호 인증모델에 대한 기립을 하는 이유에 대해 과기정통부 측은 “인증모델로 기립해서 발사대 검정시험을 하는 것”이라며 “비행모델은 10월 발사 당일 하루 전에 기립한다”고 전했다.

‘하늘과 우주를 향한 도전’에 우리가 직접 만든 누리호가 비상할 차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누리호 인증모델, 발사대 기립 동영상 보기(https://youtu.be/3-qjXXpNgck)

/나로우주센터(고흥)=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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