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당 '과반의석'에 잠긴 시장논리…기업이 그렇게 만만한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조성우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가 잠시 스쳐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한계치에 도달한 느낌이다.

경제의 핵심주체인 기업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상당수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만신창이가 된 모양새다.

반도체·가전 등 일부를 제외한 자동차·석유화학·항공·유통 등 산업 전반이 '코로나 몸살'에 시달리면서 실적 악화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기업들의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5.7%p 오른 68.6%에 달한다는 것만 봐도 다른 기업들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반도체·가전 덕분에 영업이익이 8조 원 늘어난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실적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역주행하며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도 있지만 최근 몇 년새 크게 오른 최저임금과 증세, 규제 강화 움직임, 근로시간 단축 의무화, 하청 근로자 직접 고용 등 기업에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이 줄줄이 이어진 것도 영향이 컸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갑자기 뜬금없이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이익을 얻은 일부 기업을 겨냥해 현실성 없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삼성전자, LG전자, 카카오 등이 코로나로 많은 이득을 얻었으니 다른 한쪽을 돕기 위해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자발적이란 전제를 내세웠지만 기업이 노력해서 얻은 이익을 내놓으란 발상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말한 대로 '사회주의 경제'가 저절로 연상되는 논리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협력이익공유제'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문 대통령은 '협력이익공유제'를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코로나 수혜 기업이라고 해도 어떤 기준으로 어느 기업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영업이익의 어느 정도를 코로나로 인한 것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 속에 단지 여론만 의식해 이런 주장을 하는 여당의 태도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과 시장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또 다시 여론 눈치만 보고 내뱉은 발언에 이번엔 어떤 기업이 피해를 입게 될 지 걱정부터 앞선다. 각 기업들이 위기 속에서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앞세워 노력한 결과를 여당이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란 이유를 앞세워 이익을 나눠가지려 하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볼 법한 일이다.

'기업(企業)'의 정의는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조직적인 경제 단위다. 사회에 이윤을 기부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가 아니란 뜻이다. 기업은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이익을 많이 내 세금을 많이 냄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면 될 일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인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기업의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 여당에서 기업에 사회적 공헌을 하라고 은근히 압박하는 것은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을 무기로 한 오만한 정치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지금껏 여당과 함께 내놓은 정책들은 시장의 논리와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줄줄이 통과된 '기업규제 3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은 안그래도 경영 활동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을 더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많다. 그 과정에서 기업들의 반대와 우려하는 목소리는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규제 강화로 기업들의 손발을 묶어 놓고 이제는 벌어들인 수익까지 공유하라는 말은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기업은 땅파서 장사하는 곳이 아니다. 과거와 달리 소액 주주들도 많아져 정부의 강제성 모금에 기업들이 쉽사리 협조할 환경도 이젠 아니다. 또 정부와 여당이 기업들에게 당근책도 던져주지 않은 채 희생만 지나치게 강조하기엔 기업들의 어려움은 극에 달했다. 정부가 던져놓은 규제에 얽매여 글로벌 기업들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계 신년 인사회 덕담에서 "경제 반등과 도약을 이루기 위한 핵심 중심추는 무엇보다 기업"이라며 "과감한 투자,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경영 투혼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반기업 정책을 쏟아낸 후 기업들의 이익을 나누자고 압박에 나선 정부와 여당에서 할 말은 아닌 듯 싶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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