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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갚을 빚 늘어난 은행들…대출 금리 오른다


1분기 중 만기 도래 예정인 은행채 38조원…전년 대비 42% 많아

한 시민이 벽에 걸린 대출 광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시민이 벽에 걸린 대출 광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올 1분기 은행들이 갚아야할 빚이 38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 정상화 시기까지 도래하면서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 압력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금리다. 발행 경쟁이 치열해지면 조달비용이 올라가는 만큼, 대출 금리도 상승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당분간 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중 만기 도래 예정인 은행채 규모는 37조5천825억원이다. 전년 동기인 26억4천430억 대비 42.1% 많은 규모다. 은행채란 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으로, 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된다.

◆은행채 발행 압력 커진 시중은행…3월엔 LCR 유예도 끝난다

은행들은 지난해보다 만기 도래 물량이 많아진 이유를 '롤오버(Roll-Over)'라고 보고 있다. 만기를 연장한다는 의미인데, 롤오버를 하다보면 만기가 겹치는 채권들이 특정년도에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채를 상환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다시 채권을 발행해 갚는 것이다. 이를 차환이라고 하는데, 예금으로 현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만기 도래분이 많아지면 발행 압력도 커지는 이유다.

은행권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조치 종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발행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LCR이란 1개월간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자산 비율로 100% 이상을 맞춰야 한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이 코로나19 금융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LCR 비율을 올 3월까지 ▲외화는 80%에서 70% ▲통합은 100%에서 85%로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 해 3분기 말 기준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통합 LCR 비율은 91.48~95.65%로 평상시의 규제 비율을 밑돌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가 유예 조치를 더 연장할 가능성도 있긴 하나, 현재로선 규제 정상화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LCR 비율을 높이려면 현금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예·적금 특판 등을 통해 돈을 끌어 모으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요즘은 특판에 나서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저축은행이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도 있다. 저축은행들도 올해부터 예대율 규제를 맞춰야 해, 일제히 수신 상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채 발행 외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만기 도래분에 LCR까지 맞추려면 38조 이상의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LCR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은행채 발행 압력이 지난해보다 더 커진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채 발행 과정서 대출 금리 상승 불가피…변동금리 차주들 냉가슴

문제는 채권 발행이 많아질수록 대출 금리도 오른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시장에서 채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채의 발행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그에 따른 비용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 청구된다.

대출 금리는 자금 조달비용 등 기준금리와 마진·차주의 신용도 등이 적용된 가산금리를 더한 값에서 우대금리를 차감해 정해진다. 변동금리 대출은 기준금리로 코픽스나 은행채 등 금융채를 사용하는데, 해당 금리들의 변동에 따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다.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위해 경쟁을 펼치다보면 조달비용에 해당하는 시장금리가 올라가게 되고, 이는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확대된다는 얘기다.

은행권 차주들의 대부분은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말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69.2%로 나타났다. 대출마다 금리 연동 시기가 다르지만, 올 1분기 중엔 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설상가상으로 국고채 금리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3분기 말인 9월 29일 0.846%에서 지난 11일 0.969%까지 올랐다.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데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도 재정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앞으로도 국고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이에 연동된 금융채 금리도 오른다. 역시 대출 금리 상승 요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채를 갚기 위해 채권을 재발행하는 과정에서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시장 금리도 올라가게 된다"라며 "여기에 국고채와 상관 관계가 높은 미국 국채 금리도 오르고 있어서, 당분간 대출 금리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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