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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산업 대전환 ②] 코로나19發 언택트의 일상화


온라인 신차발표·사이버 주택분양·화상면접 등 '뉴노멀 트렌드'

지난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글로벌 퍼펙트스톰'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코로나19가 언택트 시대를 앞당기고 디지털 전환의 촉매제로 작용하면서다. 미국과 중국을 대척점으로 하는 신냉전도 글로벌 경제 생태계에 엄청난 후폭풍을 낳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엄청난 변수다. 반(反)기업법 쓰나미 역시 경영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요인은 2021년 신축년(辛丑年)에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한국 경제는 전환 시대를 넘어 지형도를 바꾸는 변혁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일본으로 출장 가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발이 묶였다. 하지만 그룹 경영에 공백은 없었다. 화상회의 등으로 수시로 현안을 보고받은 덕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Untact, 비대면)' 생활 패턴이 산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업문화를 송두리째 바꿨다. 언택트가 코로나19 시대의 일시적인 사회현상을 넘어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른 새 표준)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현대의 개인주의 문화와 맞물려 편리함을 무기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산업계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춰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쳤다. 각 그룹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을 강조하며 대면업무 횟수를 줄여나갔다.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스마트옥션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스마트옥션 [현대글로비스]

실제로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슬기로운 언택트 생활’도 진화했다. 온라인 신차발표, 사이버 견본주택 분양부터 드라이브스루 계약, 화상 그룹면접을 도입한 데 이어 대학생 직무 멘토링, 해외 수주까지 비대면 서비스와 마케팅의 폭을 넓혔다.

이제 기업에 언택트는 단순히 비대면 시스템 개발이 아니라 오프라인 중심의 대면 사업과 온라인 사업을 조합하는 '딥택트'와 정보통신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어떠한 장벽까지 허물 수 있는지 '언리미트'를 실험하는 장으로까지 진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자동차 업계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자동차를 사려면 매장에 방문하는 게 필수였다. 눈으로 직접 보지도 않은 차를 어떻게 타고 다닐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에 사람들은 언제나 직접 자동차를 눈으로 보고 만지면서 꼼꼼히 살핀 뒤에야 안심하고 거래했다. 그랬던 코로나19로 공식이 깨졌다. 신차를 발표할 때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온라인 청약 채널을 구축해 운영하기도 했다.

좋은 집을 구하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서 깨지지 않는 법칙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이런 법칙도 흔들었다. 마우스로 몇 번만 클릭하면 집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는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 동영상이나 블로그를 통해 집을 구경하는 '랜선 집들이'도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집을 보는 것뿐만이 아니다. 계약도 비대면으로 처리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화상면접장을 방문해 지원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화상면접장을 방문해 지원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일수록 언택트 마케팅은 더욱 절실해진다. 유통업계가 그렇다. 투숙객이 급감하면서 대형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호텔업계는 언택트 서비스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호텔들은 룸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룸콕'만으로도 호텔의 각종 서비스를 맘껏 누릴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업무는 사무실에서 해야 한다' '사람은 직접 보고 뽑는다'는 식의 면대면 기업 운영 방식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라 빠르게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실시한 재택근무는 다수의 기업에서 유연근무제 확대 적용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로 꽉 닫혔던 대기업 신규채용도 비대면 채용으로 재개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력 확보를 무작정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은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언택트 방식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유통업계에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 시장이 옮겨가는 추세가 가팔랐다. 통계청이 지난달 3일 발표한 '온라인쇼핑 거래액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4조2천44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조8천712억 원) 대비 20% 증가했다. 이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9조5천35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2.9% 증가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속 이틀간 치뤄진 첫 온라인 GSAT가 원활리 마무리됐다. [삼성전자]
삼성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속 이틀간 치뤄진 첫 온라인 GSAT가 원활리 마무리됐다. [삼성전자]

물리적인 거리두기로 인한 언택트 소비가 확산하면서 전통 이커머스 사업자뿐 아니라 대형 포털 사이트와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도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이커머스 업체와 오프라인 시장을 주름잡던 롯데와 신세계 등 대기업과 IT 대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포털 사업자까지 더해져 크게 3개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경제가 '뉴노멀 시대'를 맞아 재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산업계의 판도 변화가 뚜렷해진 한해였다"고 말했다.

유정신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로나19를 계기로 언택트 소비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며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성장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온라인 트래픽도 동반 급증하며 온라인 쇼핑 생태계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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