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구조조정·셧다운 지시"…정황문건·녹음파일 공개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정황 근거 제시…김현미 국토부 장관 면담할 것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인력 구조조정과 전면 셧다운 등을 제주항공 측이 지시한 정황을 담은 문건과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6일 이스타항공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제주항공 측과 이스타항공 측은 경영진 간담회와 실무 임직원 간담회를 연이어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지난 3월 9일 경영진 간담회엔 AK홀딩스 측에서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이사와 김재천 제주항공 부사장 외 3명과 이스타항공 측 최종구 대표 이사 외 3명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김태윤 제주항공 상무를 협력단장으로 하는 통합협력단 채널 생성 요청이 있었다. 이와 함께 제주항공 측이 기재 축소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 측은 대여금 50억 원 지급 시 구조조정 관련 인건비로 집행할 계획을 밝혔다.

이어 다음 날인 지난 3월 10일 열린 실무 임직원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윤 상무 등 제주항공 측은 비용 통제를 이유로 전 노선 운휴를 요청했다. 즉 제주항공 측이 이스타항공의 전면 셧다운을 지시했다는 정황이다. 이날에는 또 전날 제주항공 측의 인력 구조조정 요구에 대해 조속히 실무 진행을 하기로 의견이 오갔다.

제주항공 측이 개입한 정황을 담은 문건. [이스타항공 노조]

특히 노조는 제주항공 측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인력 구조조정 계획안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희망퇴직 목표로 ▲운항승무직 90명 ▲객실승무직 109명 ▲정비직 17명 ▲일반직 189명 등 총 405명을 제시했고 이로 인한 보상 비용 52억5천만 원이 적시돼 있다.

이에 노조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력 구조조정과 전면 셧다운 등에 개입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측이 개입한 정황을 담은 문건. [이스타항공 노조]

이날 이스타항공 노조는 또 지난 3월 20일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간 이뤄진 통화 내용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공개된 파일에선 최 대표가 직원들에 대한 체불임금과 희망퇴직 등을 걱정하는 발언이 나온다.

최 대표는 "지난 번에도 말씀 했지만 희망퇴직한 사람들에게는 체불임금을 다 주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은 제주항공이 경영을 할 때 미지급 급여를 다 줘야 한다"면서 "직원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딜 클로징을 빨리 끝내면 그거는 저희가 할 거다"면서 "딜 클로징 하면 미지급한 것 중에 제일 우선순위는 임금"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최 대표는 협력 업체 직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에 대한 걱정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제주항공이 훗날 정상적으로 경영하시면 감안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희망퇴직 하는 직원들이 갈 곳이 없다면서 배려 좀 해달라는 부탁도 덧붙였다.

최 대표가 "셧다운이라는 게 항공사의 고유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국내선이라도 영업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가리지 않고 다 말씀 드린다"면서 "셧다운을 하고 우리가 희망퇴직이나 이런 프로그램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했다. 이어 "그러려면 셧다운이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맞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 측이 이스타항공의 전면 셧다운을 지시한 정황이다.

두 사람의 대화 분위기를 보면 최 대표가 간절한 목소리로 요청하는 것과 달리, 이 대표는 인수합병이 당연히 성사될 것을 자신하듯 여유있는 목소리로 최선을 다 할 것이니 걱정말라는 어투였다.

한편 제주항공 측은 이달 7일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조는 같은 날 국회에서 정의당, 참여연대, 경제민주주의21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더불어 이날부터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애경그룹 본사 앞 1인 시위에 들어간 노조는 이달 8일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제주항공을 규탄하기 위한 전 직원 결의대회를 연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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