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회고록⑤]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에서 역사적 만남

트럼프 “한미합동군사훈련 축소”…김정은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우리는 트럼프·김정은 환영행사와 회담을 위해 사무실을 떠났다. 김정은이 4명의 측근과 함께 도착했고, 본 회담이 열리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김정은은 트럼프 및 참모들과 악수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이어 영원할 것 같은 만남을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김정은은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지에 대해 이야기했고, 트럼프는 언론의 불성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트럼프는 양자 회담이 긍정적이라면서, 앞으로는 두 사람이 전화를 통해 직접 대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공동 성명 서명식.

김정은은 웃으면서 정상회담으로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전임 3명의 대통령과 트럼프는 다르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쭐하면서 오바마가 북한에 중대한 실수를 할 뻔했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첫 회담조차 갖지 않고 실수를 할 뻔했다는 것은 자신이 지금 김정은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거의 즉시 친해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트럼프에게 물었고, 트럼프는 그 질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정말 똑똑하고 매우 비밀스러우며, 매우 좋은 사람이고 전체적으로 성실하면서 훌륭한 성격의 소유자로 보았다. 김정은은 정치에서 사람은 배우와 같다고 응답했다.

트럼프는 한 가지 면에서 옳았다.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 알았다. 그것은 긍정적인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고안한 것이거나, 혹은 회담을 거기서 끝낼 위험이 있는 것이기도 했다. 김정은은 순진하거나 초조해 보이는 질문을 해서 사실상 답변의 부담과 위험을 제거했다. 트럼프가 엮인 것처럼 보였다.

김정은은 한반도 비핵화에 전념한다고 열심히 주장했다. 그는 회담장에 자신의 성실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전임자들에 의한 행동에 의해 그를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김정은은 달랐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모든 것을 완전히 바꿨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미국의 북한 담당자들은 과거 미국 행정부의 적대적인 정책으로 인해 북미 역사를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김정은은 그가 트럼프와 자주 만난다면, 불신을 떨쳐내고 비핵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북한에서 발행한 기념 우표.

나는 이런 이야기를 모두 전에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렇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국 측에 매우 호전적인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김정은의 평가에 동의했다. 흥미롭게도, 트럼프는 북한과의 모든 핵무기 합의를 상원에 인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란 핵무기 협상에서 오바마가 인준을 구하지 않은 사실과 분명히 대비된다.

이 부분에서 폼페이오는 나에게 자신의 노트 패드를 건냈다. 거기에는 “트럼프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했다”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동의했다. 김정은은 더 이상 핵실험이 없을 것이고, 핵무기 프로그램이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해체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자 조셉 스탈린이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써먹은 방식이 생각났다. 스탈린은 소련 정치국 내에 ‘강경론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도 국내 정치적 문제가 있어 해결이 어렵다고 하면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강경론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북한에서 대중의 지지를 얻을 필요가 있으며, 연례 한미연합군사훈련으로 인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인민들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연합군사훈련을 줄이거나 완전히 없애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린 날 문 대통령에게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고, 문 대통령은 미국만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내가 우려했던 바 그대로 대답했다. 김정은에게 연합군사훈련이 도발적이고 시간과 돈의 낭비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군 장성들을 만류해 성실하게 협상이 진행되는 한,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고, 때때로 웃었는데, 김영철도 함께 했다.

물론 우리가 즐거웠던 것은 사실이다. 후에 미국 언론들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트럼프가 양보를 하기 전에 연합군사훈련 중단에 대해 들은 바가 없어서 불쾌하게 생각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명백히 국방부가 언론에 흘린 것이었다.

김정은은 북한의 강경론자들이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트럼프의 결정에 감명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협상의 다음 단계에 따라 더 진전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로켓 엔진 실험 시설을 해체하는데 동의했기 때문에 미국은 더 이상 북한의 위협을 받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핵무기 버튼의 크기를 비교할 필요성이 이제는 없어졌다고 농담을 했다.

회담이 진전됨에 따라 김정은은 이 모든 것을 한 시간 만에 성취한데 대해 자신과 트럼프를 칭찬했고, 트럼프도 다른 사람들이라면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들은 둘 다 웃었다. 그리고 트럼프는 김정은을 가리키면서, 그가 유일하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방식에 따라 일을 하고 있다고 동의했으며, 자신과 트럼프는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화제를 다시 연합군사훈련으로 돌려, 다시 한 번 장성들을 비난했고, 이번 회담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다시 한 번 웃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작은 로켓 맨’이라고 말했던 6개월 전을 생각하고, 김정은에게 엘튼 존을 아느냐고 물었다. 트럼프의 ‘로켓 맨’은 칭찬이었다. 김정은은 계속해서 웃었다. 그 시점에서 트럼프는 우리가 가져온 비디오의 한국어 버전을 틀라고 지시했고, 북한 측 인사들은 우리가 준 아이패드를 집중해서 보았다. 비디오 상영이 끝났을 때 트럼프와 김정은은 가능한 한 빨리 공동 성명에 서명하기를 원했으나, 번역의 불일치로 중단됐고, 그래서 대화는 계속됐다.

김정은은 ‘행동 대 행동’ 방식에 따라 자신과 트럼프가 합의한 사실이 기쁘다고 이야기하면서 좋은 회담이 됐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김정은은 유엔 제재가 다음 단계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유엔 제재에 대해 개방적이며 생각해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발표할 수 있는, 문자 그대로 수백 가지의 새로운 제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폼페이오와 나는 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김정은은 신속하게 회담을 진전시키는데 대해 낙관적이었고, 전임자들이 왜 그렇게 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의아해했다. 트럼프는 그들이 어리석었기 때문이라고 재빨리 대답했다. 김정은은 자신이 트럼프를 닮았고, 트럼프가 모든 것을 성취했다고 동감했다.

회담은 오전 11시10분에 끝났고 실무 오찬이 11시30분부터 시작됐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골프, 데니스 로드먼, 2016년 북한 팀을 누른 미국 여자 축구팀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화가 횡설수설하자 트럼프가 나에게로 화제를 돌려 “존은 한 때 매파였으나, 지금은 비둘기파다. 이 점에 대해 할 말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모든 사람이 웃었다.

나는 얼굴을 똑바로 들고 “대통령은 다른 정치인들과 다르기 때문에 선출된다. 나는 평양 방문을 고대하고 있는데, 확실히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어떤 이유에서 인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신은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다. 대답하기 힘들겠지만 나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곤란한 질문이었는데, 그가 능숙하게 잘 하는 질문 중의 하나이다. 나는 진실을 말할 수도 없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어서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위에 잘 조율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대통령이 당신을 신뢰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

트럼프는 내가 폭스 뉴스에 자주 출연해 러시아, 중국, 북한 등과의 전쟁을 부르짖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볼턴 대사가 우리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말을 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같이 찍어서 강경론자인 당신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후 실무 오찬은 12시30분쯤 끝이 났으나, 공동 성명이 아직 준비가 안 돼 늦어지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서명식을 가졌다. 북한 사절단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모두 일제히 크고 강하게 박수를 쳤다. 예를 들어 김정은이 말하거나, 혹은 주목할 만한 일을 하면 박수를 쳤는데, 들쑥날쑥한 미국 사절단과는 대조를 보였다.

트럼프는 언론과 인터뷰를 몇 번 했다. 또 대규모 언론 이벤트를 하면서 예기치 않게 북한 측에 보여준 비디오를 상영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일이 잘못되기 전에 서둘러 워싱턴으로 떠났다.

공군 1호기가 이륙하자마자 트럼프는 문 대통령과 아베에게 전화를 걸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해 줬다. 트럼프는 문 대통령에게 모든 것이 이보다 더 잘 될 수는 없었다고 말하고, 두 사람은 정상회담에서 성취한 것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했다.

트럼프는 합의 사항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물었다. 그는 또 27시간 동안 한 잠도 못잤다고 말했는데, 켈리와 내가 아는 바로는 거짓말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명백히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아베는 김정은과의 양자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자들 문제를 거론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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