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취업절벽 아랑곳 않는 민노총의 황당한 요구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2018년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 가운데 미취업자의 30% 가량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일자리를 잃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일자리 창출에는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인상은 자제하고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 급격한 인상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임금이 단일화되어 있는 만큼 산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시켜 적용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2017년 시간당 6천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8년 16.4%인상한 시간당 7천530원으로 치솟은데 이어 지난해에는10.9% 오른 8천350원으로 올랐다.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時給) 기준으로 1만770원을 제시했다. 올해보다 25.4% 인상된 수치이다. [뉴시스]

이 기간 저소득층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등 각종 부작용이 생기자 올해는 인상률이 2010년 이후 최저치인 2.87%인 8천590원로 결정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 위기와 기업들의 경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민주노총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역대 최대치 인상률을 꺼내들면서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時給) 기준으로 1만770원을 제시했다. 올해보다 25.4% 인상된 수치로, 코로나 사태에도 역대 최대치 인상률을 주장하면서 '최저임금 1만원' 돌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때문에 법정시한인 오는 29일까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동계는 지난해 인상률이 낮았고 코로나19로 취약계층이 고통을 겪는 만큼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경제위기로 사업자들이 추가 인상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결국 내년 최저임금이 또다시 오른다면 계층 간 임금 불평등은 '을들의 전쟁'으로 고착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앞서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자 도·소매업 및 음식숙박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악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과 중소기업연구원도 최저임금이 10% 인상되면 노동시장 전체의 고용 규모가 최대 0.79%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점을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대선 공약이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도 포기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돼 부담을 준 부분이 적지 않다면 우리 경제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선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노총의 요구가 황당했는지 한국노총도 "국민이 공감할 만한 숫자가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쯤되면 최저임금 과속 인상은 일자리를 지키는 데 독이 되지않을까.

최저임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부작용도 꼼꼼하게 챙겨봐야 하지 않을까도 싶다. 코로나19 사태로 대기업을 넘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마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하소연을 허투루 듣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연춘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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