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주형 자동차 공장, 불신 걷고 신뢰 구축해야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광주형 자동차 공장이 지난 15일 정부로부터 제 1호 상생형지역일자리로 최종 선정됐다. 상생형지역일자리는 통상적인 기업투자, 일자리 창출을 넘어 노·사·민·정 간 사회적 대타협에 기반을 두고 지속가능한 양질의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유형의 사업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상생형지역일자리로 선정한 곳에 재정적 지원이나 세금감면, 인프라 구축 지원, 노동자 복지나 훈련 지원 등을 한다.

다른 상생형지역일자리들도 앞으로 선정될 테지만, 광주형 '자동차' 공장의 상생형지역일자리 추진을 통해선 또 다른 목적을 실현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23년 만에 국내에 완성차 공장을 건설해 국내 완성차 생산의 전환점을 맞이하려는 것이다.

한국은 2019년 기준으로 세계 7위 자동차 생산국이지만 추세는 그닥 좋지가 않다. 2015년 5위에서 2016년 6위, 2018년 7위로 계속해서 후퇴한 결과라는 점에서다. 4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수출량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이유로는 줄곧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대립적 노사관계 등으로 인한 낮은 생산성 문제가 지적돼 왔다.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 가운데 가장 많은 40만 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국가 핵심 기간산업에다, 전후방 산업까지 따지면 그 파급효과가 크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광주형 자동차 공장은 단순히 일자리 창출을 넘어 그간 지적돼 온 한국 자동차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 변화 시도와도 맞물려 있다.

특히 이를 위해 중요한 것으로 안정적인 노사관계 구축이 제시된다. 실제 광주형 자동차 합작법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투자협약서에는 노사상생발전협정서도 첨부돼 있다. 쉽게 말해 시작부터 끝까지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끌고 가기 위한 장치를 해놓은 것이다. 이를 통해 노동자들의 적정 임금과 노동시간을 협의하고 원·하청 격차 해소를 통한 상생, 노사책임경영 등을 이뤄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첫 발도 떼기 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GGM 법인 설립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현재도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갈등 양상이 나오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GM) 등이 속한 민주노총은 적정 임금이 아니라 반값 임금이라며 광주형 자동차 공장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노총에 속한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에 속한 대기업 완성차 업체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원·하청 격차 해소 등이 절실해 광주형 자동차 공장에 찬성하곤 있지만, 사실 이들도 어떻게 변할지 알 순 없다. 앞서 한국노총도 원·하청 상생방안, 노사책임경영 등의 원칙이 빠졌다며 한 차례 광주형 일자리 협약 파기를 선언했다 복귀한 적 있다.

여기에 지난달 GGM 주주들이 경영 독립성 보장을 촉구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광주형 일자리 선도기업으로 선정돼 지원금을 받은 한 자동차 부품 업체가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기업노조를 설립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모두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노조의 경영 참여를 배제하는 사측, 불법 폭력시위 등 과격함으로 자신들의 권리 이상을 요구하려는 노조라는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노사 간 불신이 깊게 자리 잡아서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앞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요구할 일이 많이 남아있단 뜻이다. 광주형 자동차 공장에선 일단 경형 SUV가 생산될 예정인데,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미래차 시대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한 생산도 이뤄져야 한다. 또 미래차 시대에 대비한 노동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도 지속해야 한다.

불신을 거두기 위해 현재로선 신뢰 구축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이행과 노동계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한 광주상생일자리재단, 상생위원회 등이 제대로 운영되길 바랄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광주형 자동차 공장 추진 과정에서 이탈하는 이해관계자 없이 이견을 잘 협의해 나가면서 새로운 학습효과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를 잘 지킨다면 안정적 노사문화가 낯설지 않은 날이 올 것이다. 사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참고가 된 독일 폭스바겐 AUTO5000 모델은 노사 간 직접 교섭에 의해 상생의 일자리 모델이 만들어졌다. 한국처럼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관여가 없었다. 이는 얼마나 한국 노사 관계가 후진적이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광주형 일자리도 시작은 노·사·민·정 협의체를 통했으나, 민·정의 관여 없이 노사 간 평화적 교섭이 가능한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더불어 궁극적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을 저임금·저기술·저부가가치 중심의 로우로드(low-road) 전략에서 고기술·고품질·고부가가치를 중심으로 한 하이로드(high-road) 전략으로 전환하려는 목적 또한 실현해 노사 모두 윈윈(win-win)하는 동시에 한국 자동차 산업 경쟁력이 강화되길 바라본다.

황금빛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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