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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와중에 하투 번지나…유통업계 '초긴장'


업종 관계 없이 집단행동 이어져…"지속적 대화·소통만이 방법"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가 노동계와의 연이은 갈등에 긴장하고 있다. 백화점·면세점·마트·프랜차이즈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번져가는 갈등에 본격적인 '하투' 양상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해마로노조)는 지난 1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측에 쟁의조정 신청을 제출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회사로 지난해 12월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래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사갈등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사갈등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당시 해마로노조는 사측이 사모펀드 인수 이후 노조 활동을 방해하고 임금협상을 진행하지 않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불가피하게 쟁의조정을 신청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마로푸드서비스측은 노조와 8차간의 교섭을 진행했고 단협을 먼저 체결하는 등 교섭 속도 높이기에 나섰지만 노조 측이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노조가 일방적 요구를 이어갈 경우 정당한 절차 및 법규·사규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휴업·수당·고용안정 등 다양한 주제서 갈등 '폭발'…업계 고심 깊어져

백화점업계는 휴업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6월 한 달을 전일근무제로 시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업손실과 재고 부담이 커진 탓이다. 특히 오는 26일로 예정돼 있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등 대목이 있는 점도 고려했다.

이에 노조는 의무휴업일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단발적인 일시 휴점이 이어지며 월 1회였던 정기휴업일마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이들은 백화점 사측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기휴업일을 은글슬쩍 없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6월 전일근무는 노사간의 협의가 완료된 사안이며 협력사 직원들은 별도 지침에 따라 주2회씩 휴무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전일근무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것이며 추후 사태가 진정되면 의무휴업일을 복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화점/면세점 노사는 의무휴업일을 둘러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백화점/면세점 노사는 의무휴업일을 둘러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대형마트·면세점 업계는 임금과 고용안정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는 다음달 사측에 체불임금 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마트가 지난 3년간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해야 할 휴일근무수당의 100%만을 지급했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불법적인 근로자 대표를 내세웠다는 비판이다.

또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최근 사측이 대구·둔산·안산점을 매각하는 것을 포함한 자산유동화계획을 진행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사측에서는 온라인 주문 물건을 대신 쇼핑해주는 '피커' 등 직책을 활용하고 인접 점포로 발령해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산유동화는 결국 인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 외에도 면세점 업계에서는 노조가 사측에 고용유지금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속옷 제조업체 좋은사람들은 임금 협상과 경영진의 '라임 사태' 관련설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깊어지는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 노사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반등 위해서는 노동계 협조 절실…"양측 모두 소통·양보해야"

업계는 이 같은 노동계와의 갈등이 본격적인 '하투'로 번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다 하더라도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이커머스 업계와의 경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하며 소비자를 응대하는 서비스직 노동자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유통업의 특성상 원활한 노사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입힌 타격을 가장 많이 실감한 것이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노동자들일 것"이라며 "향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함께 노력해도 모자랄 상황인데 급작스럽게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사는 결국 함께 가야 할 동반자 관계"라며 "갈등이 빠르게 봉합돼 하반기 재도약을 노릴 토양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어려울 때 불거진 갈등이 더욱 깊은 상처를 남긴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전문가들은 "어려울 때 불거진 갈등이 더욱 깊은 상처를 남긴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국 대화와 소통만이 해결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뻔한 이론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노사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과거 시장 호황기에는 노사간 충돌이 있어도 비교적 빠르고 원활하게 수습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라는 대형 악재에 직면한 지금의 업계 상황에서 불거지는 노사 갈등은 과거보다 더욱 격렬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다.

학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임단협이 과거보다 늦게 진행되고 과거 대비 협상 진척이 더딘 등 노동계 입장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측 입장에서도 최근과 같은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서로가 어려움만을 강조하면 협상 진척은 어려운 일인 만큼 노사 대화의 장을 먼저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울 때 불거지는 갈등은 더욱 깊은 상처를 남길 수 밖에 없다"며 "사태가 더욱 악화되기 전에 노사 양측이 의견 절충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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