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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온라인게임 요금에 낀 '거품'


 

온라인 게임의 가격(요금)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들쭉날쭉하기가 고무줄 같다. 요금 책정의 기준이 무엇인지 짐작하기조차 힘들다.

26일 발표된 CCR의 대작 온라인 게임 'RF 온라인'의 요금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 게임은 28일부터 유료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얼마전에는 이에 대한 요금 정책이 발표됐다.

그런데 유료화를 불과 이틀 앞둔 26일 갑자기 변경됐다. 특히 이날 새로 발표된 안은 당초 안보다 요금이 절반이나 내린 것이다.

당초 월 2만9천800원을 받기로 했던 하루 24시간 이용권은 1만6천500원, 월2만2천원을 받을 계획이었던 12시간 사용권은 9천900원으로 인하됐다. 상품 가격이 불과 며칠 사이에 이리 급변할 수 있다니, 그저 놀랄 일이다.

더 놀라운 일은 정책 변경에 대한 이 회사의 설명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가격을 50%나 인하하고서도 오히려 "죄송스럽다"고 해명한다. 더구나 "소비자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기자는 이런 '죄송함'에 대해 아무래도 수긍할 수가 없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설사 소비자의 요구가 있다해도, 원가나 이윤을 외면한 채, 정상적으로 첫 출고되는 상품 가격을, 그것도 이미 한 번 발표한 가격을, 며칠만에 절반으로 내린다는 게 도대체 납득이 안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떠오르는 생각은 '온라인게임 요금의 거품'이다.

애초부터 요금을 그만큼 내려도 될만한 상황이 아니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시장가격이 2만7천원~2만9천원 정도니, 이와 엇비슷한 가격 정책을 내놓아 소비자 반응을 떠본 뒤 반발이 있자 다시 대폭 인하한 것 아니겠느냐는 추론이다. 그래야 비로소 "죄송하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면, 현재의 시장 가격인 2만7천원~2만9천원에는 상당한 거품이 들어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또 그 가격이 통한 것은 그동안 이 시장을 일부 업체가 거의 과점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들 업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50%에 육박할 만큼 놀라운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폭리'를 챙겨온 셈이겠다.

그리고 'RF온라인'도 처음엔 그 '폭리'에 편승하려다가, 소비자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거품'을 완전히 빼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지난 5년간 개발비로만 총 80억원이 투자된 대작 온라인 게임 'RF온라인'은 온라인 게임의 시장 가격에 엄청난 '거품'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며, 가장 먼저 '가격 파괴'를 통해 시장의 판도변화를 꾀하는 셈이다.

'거품'은 꺼지는 게 순리다. 그리고 'RF온라인'이 먼저 시작했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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