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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폭락에 우는 롯데케미칼, 3.5兆 프로젝트 美ECC 어쩌나


유가↓→에탄 수율 악화→ECC 수익성 타격…NCC는 원가절감 가능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롯데케미칼이 3조5천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미국 에탄분해시설(ECC) 프로젝트가 국제유가 폭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가가 하락하면 셰일의 부산물인 에탄의 수율이 나빠져 이를 원재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ECC설비 채산성까지 악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날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28.73달러로 전일대비 1.32달러 떨어졌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은 1.75달러 하락한 26.95달러를, 두바이유 현물은 30.83달러로 나타났다. 올해 1월2일(두바이유 65.69달러, 브랜트유 66.25달러, WTI 61.18달러)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유가 하락의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포로 원유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오히려 증산 경쟁을 펼치는 데 있다. 여기에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산업가동이 지연되면서 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미국 셰일기업의 줄도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생산비용이 원유보다 높은 셰일석유는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 수익성에 타격을 입는다. 셰일기업의 생산비용은 배럴당 30∼50달러다. 에너지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는 셰일 생산량이 하루 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결국 롯데케미칼이 3조5천억원을 투입해 야심차게 추진한 ECC 프로젝트에도 비상이 걸렸다. '석유화학의 꽃' 에틸렌 생산방식은 주로 원유를 증류해 생산한 납사에서 에틸렌을 생산하는 납사크래커(NCC) 방식과 셰일가스에서 에탄을 추출해 에틸렌을 만드는 ECC 방식으로 나뉜다.

즉, 유가가 낮으면 원료인 납사가격 하락으로 NCC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반대로 유가가 높으면 ECC 수익성이 개선된다. 당초 롯데케미칼은 NCC를 통해 기초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2011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이 악화됐고, 이후 원료 다변화 전략으로 ECC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6년부터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연간 에틸렌 100만톤을 생산하는 규모의 ECC 공장 건설에 나섰고 지난해 5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 웨스트레이크(옛 엑시올)과 합작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추진했으며 롯데그룹 측은 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유가가 40달러 이상이면 에탄으로 만든 석유화학 제품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경우 ECC 제조원가는 NCC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원유 치킨게임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예상과 달리 반토막이 나면서 롯데케미칼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장기계약을 통해 원재료를 확보한 데다 NCC와 ECC의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춘 만큼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을 보면 여전히 NCC 비중이 높은 데다 저유가가 장기화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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