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엄마가 미안해" 이명희…장녀 조현아와 '갈등의 골'


이명희 고문·조현민 전무, 조원태 회장에 힘 실어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한진그룹 '남매의 난'이 점점 격화되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깊어진 '갈등의 골'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이 고문은 조 전 부사장과 함께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끈끈한 모녀의 정을 내비쳤다. 당시 이 고문은 조 전 부사장을 껴안으며 "엄마가 잘못해서 미안해, 수고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딸의 볼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우리 애기…"라는 말을 하며 큰딸을 챙기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반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어머니인 이 고문은 조 전 부사장이 아닌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진일가 삼남매 모친인 이 고문이 장남의 손을 들어준 반면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반기를 든 것.

일각에선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결국 조 회장을 포함한 모친과 조 전 부사장이 맞서는 형국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3월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는 양자 간 표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가진 지분이 없었던 이 고문은 지난해 4월 남편 조양호 회장 사망 후 그의 보유지분을 법정비율로 상속받아 5.31%의 한진칼 지분을 갖게 되면서 이번 '남매의 난'의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이 고문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진그룹에 정통한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조 회장의 누나인 조 전 부사장이 현재 한진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조 회장에게 물러나라며 선전포고를 한 행보를 어머니 입장에서 고심한 끝에 최정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최근 연합군을 형성한 것을 두고 이 고문이 불만스럽게 보고 있다"고 했다. 남편 고 조 전 회장의 유훈에 따라 가족간 화합해 경영권을 지키는 것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 '화합'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조 전 부회장보단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해석한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든 것은 지난해 12월 한진그룹 인사에서 배제되면서부터다. 동생 조 전무의 복직 이후 조 전 부사장은 복직이 무산되자 조 회장이 고조 전 회장의 유훈을 무시한 채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며 정면 대결에 나선 것이 시작이다.

앞서 지난해 크리스마스 회동 때 불거졌던 소동 이후 조 회장과 이 고문이 가족간 화합에 합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조 회장과 이 고문은 공동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명희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당시 조 회장은 이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했고 이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 측 자료에 나온 내용은 정상적인 가족이라면 사적으로 얘기하면 될 것들"이라며 "이를 외부에 공표한 것은 그만큼 갈등의 골이 깊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엄마가 미안해" 이명희…장녀 조현아와 '갈등의 골'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