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체험형 공간'서 성장 돌파구 찾는다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온라인 시장의 고속성장에 밀려 침체를 겪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고객 체험'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온라인에서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 잠재적 고객을 유치하고, 매출 향상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오픈한 '아모레 성수'는 오픈 2개월만에 방문자 2만4천 명을 기록하는 등 성수동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 지점은 2천300여개 화장품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지만 상품을 구매할 수는 없는 '체험형 매장'이다.

이 같은 체험형 매장은 화장품 업계 전반에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는 최근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에 개점한 3호점에 고객이 15분 동안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뷰티 스튜디오'를 매장 한가운데에 배치했다. 또 화장품 전문가가 고객의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하는 '스킨 크레더블'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AHC는 플래그십스토어를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퓨처 살롱'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다. AHC 플래그십스토어는 계산 및 판매 공간이 전체 매장의 30%에 불과하며, 에스테틱 살롱과 포토존을 다양하게 운영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구·가전 유통업계에서도 체험형 매장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이미 쇼룸과 플래그십 매장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가구 업계는 최근 전시·판매장을 단순한 매장을 넘어선 문화 공간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침대 전문 브랜드 시몬스는 쇼룸 외에 정원과 라운지,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공간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시몬스 테라스'를 오픈하고 개장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수 10만명을 기록했다.

또 전자랜드는 지난 9일 수원시 권선구 탑동에 오픈한 '파워센터 서수원점'을 고객들이 다양한 가전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TV, 의류관리기, 뷰티기기, 청소기 등의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며 본인에게 알맞는 제품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온라인 유통업체가 역으로 오프라인 체험형 공간을 조성하며 시장을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는 최근 요가 클래스, 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입점 브랜드들을 오프라인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무신사 테라스'를 열었다. 또 우신사 인기 브랜드 상품을 특가 판매하는 '우신사 마켓'을 열어 1020세대 여성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직접 아우터를 입어볼 수 있는 '무신사 테라스 아우터 페스티벌'을 열어 다양한 체험 행사와 무신사 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약 2주 간 누적 방문객 2만 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위메프·티몬과 같은 '이커머스' 강자들도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 티몬팩토리 위례점 등을 열며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티몬팩토리 위례점은 2년 계약 기간을 마치고 폐점을 앞둔 현재까지 누적 고객 100만명 돌파, 월매출 최대 5배 성장 등의 성과를 냈다.

업계는 이 같은 체험형 매장 강화를 판매보다 브랜드를 경험시키고, 이를 통해 잠재적 충성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확보된 충성고객들이 지속적으로 구매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브랜드를 포괄하는 체험형 매장이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체험'은 온라인 매장이 따라잡을 수 없는 부분"이라며 "오프라인 업체들은 체험형 매장을 통해 기본적인 집객 효과를 극대화함과 함께, 이들이 지속적으로 소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도 다양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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