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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제조 2025' 대응, 기술보호 넘어 협력으로


기계연, ‘중국제조 2025 주요 제조장비 개발 계획과 대응전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중국의 첨단산업육성 전략인 ‘중국제조 2025’가 미중간의 무역분쟁을 낳은 원인으로 지목될 만큼 글로벌 제조업 생태계의 큰 위협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계연구원이 부문별 기계산업의 한중 기술비교 및 대응전략을 제시한 보고서를 내놨다. 특히 기술격차가 크지 않는 일부 분야에서는 한중 협력을 통한 기술공동개발을 전략으로 제시해 눈길을 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최근 기계기술정책 제94호 ‘중국제조 2025 주요 제조장비 개발 계획과 대응전략’을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 반도체 장비, 농기계 부문에서 세부품목별로 '중국제조 2025' 기술개발 로드맵과 국내 기술개발 현황을 비교하고 대응책을 담았다.

보고서는 기술격차가 큰 분야는 고부가가치화로 기술 우위를 지키되, 기술차가 크지 않은 분야는 협력을 통한 기술 공동개발로 중국 시장 동반 진출을 추진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중국은 건국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49년까지 산업구조 고도화를 바탕으로 3단계에 걸쳐 제조 강국을 실현할 계획이며 ‘중국제조 2025’는 그 1단계다. 제조업의 혁신을 위해 디지털 네트워크화를 추진하고 제조업과 IT를 융합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제조 2025의 10대 중점분야와 5대 중점프로젝트를 보면 한국의 미래성장동력 정책과 많은 부분이 겹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이 중국제조2025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되는 이유의 하나다. 아직 기술격차가 존재하지만 한국도 선진국을 추격중인 기술 대부분에서 중국이 선진국을 따라잡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은 차세대 정보기술, 고정밀 수치제어 및 로봇, 항공우주장비, 해양장비 및 첨단기술 선박, 선진 궤도교통설비,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설비, 농업기계장비, 신소재, 바이오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등을 10대 중점분야로 정하고 제조업 혁신센터 건설, 스마트 제조, 공업 기초역량 강화, 녹색 제조, 첨단장비 혁신 등을 5대 중점 프로젝트로 정했다. 핵심 제조장비 및 부품에 대해2025년까지 국산화율 70~80%를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정해 놓았다.

기계연 보고서는 한국과 중국의 기술 수준을 비교한 결과 공작기계와 핵심부품 부문에서는 고속 정밀가공 장비와 레이저 가공 장비, 칩마운터 등 핵심 기술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선박 및 해양 공정 핵심 제조장비, 철로 교통 분야 핵심 부품 제조 장비 분야도 국내기업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이며 건설·농기계 분야 역시 중국보다 2~5년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전략물자인 레이저 소스는 상품화에 성공하면 관련 장비 시장에서 국내 기업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하이엔드 장비기술은 국내 기업과 중국의 기술격차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도 아직 선진국을 추격중인 기술들은 중국제조2025와 우리의 기술목표가 비슷한 수준이어서 중국이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기술을 축적하고 가격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 진입하면 우리나라에게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봇의 경우 중국이 세계 최대의 로봇 시장 및 로봇 생산국으로 성장할 것이나 기술 신뢰성을 확보하는 시간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와 중국 모두 로봇 핵심부품 및 공통 기반기술은 현재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나 최근 집중 투자를 하는 등 상호 경쟁 관계에 있으며,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분야 기술의 경우 중국이 글로벌 기업과 기술격차가 아직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를 좁히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내 대규모 내수 시장과 반도체 장비 분야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 외국산 장비 활용 규제 등의 요소가 중국의 기술추격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패키징 등 후공정 장비는 물론 전공정 장비도 상당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이 18.2%(2017년기준) 수준이어서 중국의 위협을 논하기 보다는 중국 반도체 장비 기술의 획득 전략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분야별 대응안도 제시했다. 우선 공작기계 분야는 매출 확대보다는 가성비 높은 공작기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 기반의 가상설계를 활용해 품질을 향상하고, 국내 산업 기반을 강화해 관련 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정밀기계 및 부품 기업의 매각에 주의해야 한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산업용 로봇은 선진기업과 격차가 작으므로 중국의 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협동로봇 등 고부가 품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되, 선진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로봇 핵심부품은 한·중 공동개발로 중국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반도체 등 IT 제조장비의 경우 반도체 공정 및 양산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다품종 소량 고부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반도체 생산업체와 국내 장비업체들의 전략적 협력, OLED 생산장비 등 중국과 기술격차가 큰 기술은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계연 연구전략실 박주형 실장은 “해외 연구기관들이 우리나라를 중국제조 2025의 위협을 가장 크게 받을 국가로 지목하고 있는 데다 우리의 성장 동력 분야와 중국이 많이 중복되는 만큼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첨단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고부가가치 기술을 만들고, 경쟁 일변도가 아닌 기술협력을 추구하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제조 2025 주요 제조장비 개발계획과 대응전략 [한국기계연구원]
중국제조 2025 주요 제조장비 개발계획과 대응전략 [한국기계연구원]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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