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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블루보틀 韓 상륙…"차별화로 한국서 안착할 것"


'커피업계 애플' 블루보틀, 성수동에 韓 1호점 오픈…'지각변동' 예고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이른 시간에 블루보틀을 찾아 준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열정에 감동했습니다. 이런 감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블루보틀이 되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3일 오전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블루보틀' 1호점에서 만난 브라이언 미한 대표는 인산인해를 이룬 고객들을 바라보며 이 같이 말했다. 블루보틀은 성수점을 시작으로 올 2분기에 삼청동 2호점을 오픈하는 등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미한 대표는 "블루보틀은 인구 밀집지역보다 유동인구가 적당하고, 분위기가 좋은 입지 위주로 신 매장을 론칭할 것"이라며 "성수 본점을 메인 로스터리로 운영하고 타 지점은 전문 카페 형태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루보틀 브라이언 미한 대표가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블루보틀 브라이언 미한 대표가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이 1호점 오픈과 동시에 한국에 상륙하면서 커피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경 블루보틀 매장 문 앞에는 오픈을 기다리던 약 400여 명의 커피 마니아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2016년 강남에 문을 열었던 '쉑쉑버거'의 개점 초를 보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손현주 블루보틀커피 팀장은 "오전 7시께 200명이 찾아왔으며 매 시간 100여 명의 인원이 계속 찾아오고 있다"며 "현 상황을 고려하면 오후 8시까지인 영업시간을 연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성수동 블루보틀 매장 앞을 소비자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3일 오전 성수동 블루보틀 매장 앞을 소비자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블루보틀은 클라리넷 연주자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5평짜리 차고를 빌려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 판매하며 출발했다. 창고 창업·트렌디함·간소한 제품 카테고리 등의 특징이 애플과 닮아 '커피업계 애플'로 통한다.

블루보틀은 현재 미국에 57개, 일본에 11개 등 총 6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블루보틀의 두 번째 해외 진출국이다.

블루보틀의 대표 음료인 '뉴올리언스'의 한국 가격은 5천800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4.35달러(약 5천70원), 일본 540엔(약 5천600원)에 비해 비싸게 책정됐으며 카페라떼 가격은 6천100원으로 국내 커피 전문점 중 최고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루보틀 관계자는 "고가 정책을 구사할 생각이 없다"면서 "해외 지점과 유사하게 판매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에선 세금이 제외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내는 금액은 해외와 비슷하다"며 "고가 정책이 아니라 품질과 균형 잡힌 가격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가격 논란에도 이날 블루보틀을 찾아온 소비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오전 7시부터 줄을 서 두 시간 반 동안 기다린 후에야 '뉴올리언스'를 손에 쥘 수 있었다는 Y씨(22·여·대학생)는 "블루보틀 론칭 소식을 듣고 오늘만 기다렸다"며 "오늘 찾아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몰려올 것이라고 생각해 아침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27·남·창업준비생)는 "블루보틀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로 일반 카페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제조법부터 다르다"며 "다른 카페들도 핸드드립 커피가 일반 커피보다 비싸듯 블루보틀 제품 특성으로 인한 고가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맛에 있어서 큰 차이점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커피를 손에 쥐고 매장을 나서는 5명에게 맛을 물어봤을 때 모두 "맛에서 특별함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응답했다. 또 이들 대부분은 맛보다 '트렌드'를 즐기는 차원에서 블루보틀을 찾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블루보틀 가격표. [사진=블루보틀커피]
블루보틀 가격표. [사진=블루보틀커피]

이번 블루보틀의 진출은 한국 커피 시장에서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좀 더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셜티 커피'는 지리·기후·생산지 등 특유의 환경에서 자란 커피 중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SCAA)의 평가를 거쳐 80점 이상의 고득점을 받은 우수한 등급의 커피를 의미한다.

블루보틀은 스페셜티 원두 중 로스팅한 지 48시간 이내의 원두를 사용하며, 바리스타가 주문받은 커피를 한 잔 씩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국내서도 이미 형성돼 있다. 스타벅스는 스페셜티 커피를 주로 판매하는 리저브·리저브바 매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롯데GRS의 엔제리너스도 스페셜티 매장을 확충하고 있다. 또 SPC그룹은 별도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커피앳웍스'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활성화된다는 측면에서 블루보틀의 국내 진출을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질 시장에서 많은 브랜드들이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제품을 출시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간이 지나도 블루보틀 성수점 앞을 모인 인파는 빠질 줄 몰랐다. [사진=이현석기자]
시간이 지나도 블루보틀 성수점 앞을 모인 인파는 빠질 줄 몰랐다. [사진=이현석기자]

블루보틀은 성공적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지역사회와 상생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일에는 1호점이 위치한 성동구와 '상생과 소통의 포용도시 구현을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블루보틀은 협약에 따라 구민·주민·인근 상인을 위한 바리스타 교육 등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원활한 운영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지원 활동도 전개한다.

미한 대표는 "한국 진출을 위해 2015년부터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성수동 지역을 주목해 왔다“며 ”앞으로 차별화 전략과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블루보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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