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서명법 개정안, 이용자 보호 미흡·역규제 가능성"

개정안 두고 우려 목소리…전문가 토론회


[아이뉴스24 성지은 기자] 정부가 내놓은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용자 보호가 미흡한 손해배상책임 관련 면책조항, 다양한 전자서명 활성화를 가로막는 모순된 조항 등에 날선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FIDO산업포럼이 20일 서울 여의도동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개최한 '전자서명법 개정에 따른 전문가 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정부 개정안에 대한 업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행사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의 쟁점을 다루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 3월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공인인증서가 계약 성사를 확인하는 전자서명 용도로 만들어졌지만, 사설인증서보다 우월한 법적 지위를 갖고 공공·금융기관에서 폭넓게 활용되면서 결과적으로 다양한 전자서명수단의 발전을 가로막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다양한 전자서명수단 간 차별을 없애고, 기술 발전을 독려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는 미흡한 이용자 보호 등 개정안의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신주영 법무법인 대화 변호사는 "전자서명법은 손해배상책임을 명시했으나 '전자서명인증사업자가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면 그 배상책임이 면제된다'는 면책조항(제14조1항)을 뒀다"며 "별도 면책조항을 둬 이용자 보호를 부족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양한 전자서명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제18조1항)고 규정하면서도 불가피할 경우 전자서명수단을 제한하기 위해 법률·대통령령·국회규칙 등으로 정할 수 있다(제18조2항)고 정의해 새로운 규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호현 경희대 교수는 "기존엔 연말정산을 할 때 공인인증서를 사용했는데,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되면서 다양한 전자서명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그러나 경우에 따라 전자서명수단을 제한할 수 있게 만들어 새로운 규제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령 국세청에서 보안을 위해 특정 전자서명수단을 인증서로 사용하겠다고 제한하면, 다른 수단을 제한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 경우 전자서명인증사업자가 특정 부처나 기관에 로비해 다른 사업자의 진입을 막고 특정 전자서명수단을 사용하게 만드는 역규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기 인증전문가포럼 대표는 "(해당 내용은) 다양한 전자서명을 활성화하자면서 특정 수단을 사용하게 만드는 모순된 조항"이라고 꼬집었다.

이기혁 한국FIDO포럼 회장은 "그동안 공인인증서와 관련해 액티브 X 문제만 부각된 측면이 있다"며 "깊이 있는 토론을 거치지 않고 개정안이 나오면서 향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후속 토론회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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