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기자]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북미와 유럽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최근 펴낸 '국제 이동통신서비스 비교 체험단(이하 체험단)' 결과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체험단은 일반 내국인이 실제 해외 이동통신 서비스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국내 통신서비스의 수준과 가치를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꾸려졌다.
이번 보고서는 체험단이 지난 10월11일부터 18일까지 6박8일간 북미 2개국(미국, 캐나다)과 유럽 3개국(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동통신서비스를 직접 체험한 결과물을 토대로 작성됐다.
체험단은 이동통신 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과 IT관련 파워블로거, 현직기자 등 17인으로 구성돼 북미 유럽 등 2개조로 활동했다.
현지 1위, 2위 이동통신사의 유통점을 직접 방문해 요금제 종류 및 요금수준, 개통서비스 등을 파악하고 현지 개통 단말기를 이용해 인구 밀집지역, 지하철 등 다양한 지역에서 통화품질 확인 및 LTE 데이터 속도 품질 등을 경험했다.
◆'뉴욕-파리'도 곳곳이 음영지역
보고서에 따르면 체험단은 인구밀집 지역과 지하철, 건물 내부, 외곽지역 등 다양한 곳에서 품질을 측정했다.
특히 LTE 데이터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인 '오픈시그널(Open Signal)'을 활용했다. 오픈시그널은 영국 인터넷 시장조사기관으로 빅데이터 기법으로 전세계 이동통신의 네트워크별 속도 및 커버리지를 분석하고 있으며, 동일명의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픈시그널 측정결과 평균 다운로드 및 업로드 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캐나다(다운로드 25Mbps, 업로드 9.8Mbps)로 나타났다. 반면 속도가 가장 낮은 곳은 독일(다운로드 13.1Mbps, 업로드 2.8Mbps)로 파악됐다.
KTOA 관계자는 "다운로드 기준 20Mbps 안팎은 광대역 LTE가 지원하는 최대속도인 150Mbps의 13% 수준에 해당한다"며 "상당히 낮은 수준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이나 파리 등 관광객이 많고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조차 음영지역이 적지 않고 데이터 다운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곳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조사지역에서 데이터 속도가 우리나라에 비해 현격히 떨어졌다. 특히 지하철, 건물지하 등 데이터 이용이 불가한 음영 지역 및 통화 불가 지역도 적지 않았다.
오픈시그널이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전세계 LTE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통신 품질이 체험단이 방문한 5개국의 차이가 현격하게 나타난다.
보고서는 오픈시그널이 공개한 다운로드 속도는 전세계 이용자 기반의 빅데이터(Big Data)를 이용해 조사분석한 결과로, 단말기종이나 측정장소 및 시간, 측정방법 등 전문적인 품질측정 방식(미래부 품질평가 등)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KTOA 관계자는 "오픈시그널 조사에서는 전반적으로 다운로드 속도가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LTE 품질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쓸수록 우리나라와 요금격차 커져
이동통신 요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보고서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보고서는 체험단의 활동결과 북미(미국/캐나다) 통신요금의 경우 전체 구간에서 우리나라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유럽의 일부국(프랑스, 스페인)의 경우 저가 요금제 구간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유럽은 공통적으로 데이터 제공량이 많아질수록 요금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는 것. 그러다보니 우리나라보다 데이터 이용량이 많을수록 우리와의 요금격차도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LTE 데이터무제한' 등의 요금제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5만2천710원 가량의 요금으로 '기본 11GB+매일 2GB' 가량을 쓸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데이터를 많이 쓸수록 요금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KTOA 관계자는 "비교대상 요금제(세금 포함)는 보조금 미지급을 기준으로, 우리의 경우 선택약정 20% 할인이 반영된 것이고 해외 국가는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이 반영된 심온리(SIM-Only) 요금"이라고 기준을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품질과 요금외에 유통점의 서비스도 비교체험한 결과를 담았다. 체험단은 현지인과 동일 상황에서 통신 품질 경험을 위해 아이폰6에 방문국의 1위, 2위 통신사 유심을 개통해 통신 품질 경험을 진행했으며 유통점도 직접 방문해 현장을 체크했다.
체험결과 해외 이동통신 유통점의 경우 '한집 건너 대리점'인 우리 현실과 달리 매장 수가 적고, 고객 응대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다양한 단말기를 직접 체험하고 꼼꼼히 비교해 본 뒤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것은 강점으로 조사됐다.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체험단과의 간담회에서 통화품질 및 데이터 속도가 낮고 개통과 사후서비스에 불만족한다는 인식이 많다고 전했다. 사후서비스나 대리점에서의 정보나 고객만족도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KTOA 관계자는 "단발성 홍보 기획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이동통신 품질과 요금, 고객만족도 등을 확인하고 우리의 품질, 요금 등의 개선책을 찾기 위해 정기적으로 체험, 비교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체험단 활동이 우리 이동통신 서비스의 현실과 개선을 위한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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