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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부품 의존 애플, 탈(脫) 삼성 어려울 것"


"장기적 협력 불가피, 웨어러블서 격돌"…디스플레이 서치 폴 그레이

[박영례기자] "애플은 이 싸움에서 이기고 싶어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주요거래선으로 남는다면 얘기는 끝난다."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전쟁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결국 애플이 이 싸움으로 '타도 삼성'의 목적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패널 등 물량을 줄이면서 '탈(脫) 삼성'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한 상황에서 결국 경쟁이자 협력 관계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디스플레이서치 폴 그레이(Paul Gray) TV전자&유럽리서치 이사는 25일(현지시간) 터키 벨렉 레그눔 칼랴 호텔에서 열린 'IFA 2014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삼성의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예로 들며 이같이 강조했다.

폴 그레이 이사는 "애플은 매우 실용적인 회사라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거래를 통해 남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유지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은 의심할 여지없이 경쟁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공방이 거세지면서 이번 특허전으로 삼성에서 주요 부품을 조달해온 애플이 공급선 전략에 심각한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친 것.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LG디스플레이, 샤프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과의 특허전이 가열되는 와중에도 지난연말 기준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매출처 중 애플 비중은 5% 선을 유지했다.

애플은 또 한때 삼성전자에 전량 의존했던 AP 등 물량을 차기 모델에서는 대만 TSMC 등에 몰아주는 등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있다. 그러나 A7은 물론 A8 등 이후 모델에서도 삼성전자를 완전 배제하지는 못하고 있다. 기술력 등에서 삼성전자를 전면 대체할 수 있는 거래선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싸움은 싸움이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는 얘기다. 폴 그레이 이사는 그 하나로 삼성과 미디어텍의 관계도 예를 들었다.

그는 "대만 칩업체 미디어텍이 최근 AP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할 정도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며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미디어텍과 협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미디어텍으로부터 DTV 칩 등을 공급받아 왔다. 앞으로는 중국향 중저가 스마트폰에 미디어텍 AP를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그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분쟁으로 애플 공급망에 변화가 있느냐는 문제는 단기적으로 보면 그럴 수 있으나, 장기적인 문제냐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삼성-애플, 차기 격전지 '웨어러블'

그는 오히려 삼성과 애플의 경쟁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이어 웨어러블 기기에서 다시 격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삼성이 기어2 등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3분기 아이워치 등을 선보이는 등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특히 애플이 웨어러블 기기시장에서도 앞서 아이폰과 같이 생태계를 구축, 시장 선점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폴 그레이 이사는 "애플이 웨어러블 시장 진입을 앞두고 공급선 셋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 다"며 "애플의 몇가지 웨어러블 기기들에 대한 모형(목업)을 봤는데 매우 흥미롭다"고 기대를 표했다.

이어 "애플은 웨어러블에서도 시스템을 포함한 생태계를 만들려 하는 것 같다"며 "단순히 기기를 파는 게 아니라 아이폰, 맥북에어와 같은 자사 플래그쉽 제품과 모두 연동되는 그런 생태계를 만드는데 더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애플이 태블릿PC 크기를 키우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나 TV 사업 진출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TV산업은 마진이 매우 박하고, 산업 자체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애플이 TV와 같은 세트를 팔기보다 콘텐츠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벨렉(터키)=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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