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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 싼 한국, 가계통신비 높아…왜?


[긴급진단]②우리가 통신요금이 비싸다고 느끼는 이유

[허준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통신요금이 비싸지 않다는 보고서를 내놨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통신요금 수준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최근 OECD가 발표한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2013'에서 한국의 통신요금은 저렴한 편이지만 가계통신비는 OECD 국가 중 세번째로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장 보편적인 3G 요금제인 52요금제나 LTE요금제인 54요금제를 써도 통신비 고지서에는 단말기 할부금까지 합쳐 10만원 가량의 비용이 청구된다. 도대체 이런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가계통신비의 계산 공식이 열쇠

우리나라 통신요금에 대해 알아보려면 일단 가계통신비 구성을 알아야 한다. OECD가 한국이 34개 국가 중 3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한 가계통신비는 '(요금X이용량+단말구매비)X가구당 가입자'로 계산된다.

통신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은 편인데도 가계통신비가 높다는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이용량이 많거나 단말구매비가 높다면 가계통신비는 자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이용자들은 휴대폰을 얼마나 쓰고, 어떤 단말기를 이용할까?

OECD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월 평균 음성통화량은 298분이다. 미국의 903분에는 못 미치지만 일본의 127분, 영국의 189분보다 높다. OECD 국가 평균은 227분으로 우리나라평균대비 두 배 이상 많은 음성통화량을 기록했다.

데이터 사용량은 최고 수준이다. OECD 국가 평균 월 데이터 사용량은 0.26GB밖에 안되는데 우리는 월 1.19GB를 사용한다. 일본의 1.37GB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데이터 사용량이다.

음성통화량이 한국보다 많은 미국과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일본은 가계통신비 순위 1, 2위를 차지했다. 우리 역시 사용량이 많다는 점이 가계통신비 순위를 3위로 끌어올린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OECD도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가계통신비가 높은 원인 중 하나는 많은 데이터 사용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급속확산도 부담으로 작용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도 가계통신비 증가에 톡톡히 한몫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다. OECD 평균 스마트폰 보급률은 14.8%인데 우리 보급률은 67.6%나 된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은 단말구매 비용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가계통신비를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판매 가격도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보인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피처폰 가격은 182.8 달러로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스마트폰은 643.2달러로 가장 비싸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7년 최다 판매기종인 SPH-W2900 가격은 38만3천원이었다. 하지만 2012년 최다 판매기종인 갤럭시S3는 96만1천원에 이른다. 6년만에 약 2.5배인 57만8천원이 올랐다.

물론 기존 피처폰이 이동 전화기라면, 스마트폰은 통신기능을 내장한 컴퓨터라고 봐야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단말가격만을 비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대체로 비싼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들이 늘면서 자연히 가계통신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시민단체에서는 같은 스마트폰이라도 국내시장 가격이 비싸다고 주장한다. 서울YMCA 한석현 팀장은 "외국과 비교하면 국내 단말기 출고가가 비싼 수준"이라며 "정부는 통신요금 인하를 위한 노력과 함께 단말기 가격을 자체를 낮추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많아지는 콘텐츠 이용료, 가계통신비 상승의 주요 원인

앞서 언급한 데이터 사용량 증가는 스마트폰을 통한 콘텐츠이용과도 직결된다. 콘텐츠 이용료 역시 가계통신비가 높게 나오는 원인의 하나다.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게임이나 HD급 화질의 TV, VOD 서비스 등을 즐길 때 결제했다면 이 역시 가계통신비에 포함된다. 모바일게임 '애니팡'을 즐기기 위해 '하트'를 구매하거나 인터넷 상에서 사용하기 위해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한 것도 모두 가계통신비가 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주요 이동통신사의 요금고지서 청구항목을 살펴보면 콘텐츠 사용료와 단말대금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난 1월 이용요금 고지서의 54%가 실제 통신요금, 20%는 콘텐츠 및 부가사용료, 26%가 단말기 대금으로 청구됐다. KT 가입자들 역시 약 55%가 통신요금이고 단말대금은 32%, 콘텐츠 이용료는 13%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요금에 대해 싸다 비싸다 논란이 나오지만, 꼼꼼하게 따져보면 OECD 가운데 싼 편에 속한다"며 "단말기, 콘텐츠 이용 등이 문화비에 대한 스마트폰 결제가 많아지면서 가계통신비가 높게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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