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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마감 앞두고 각 당 '팽팽한 긴장감'


 

15일 투표 마감이 임박하면서 각 당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각 당사에는 유권자의 선택에 몸을 맡긴 상태에서 결과 발표 이후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부산하다. 당 관계자들은 개표상황실 점검과 인터뷰 자료 작성에 여념이 없으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개표 상황실에는 출마자들의 이름이 적혀있고, 개표 방송을 시청하기 위한 TV가 준비된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각 당은 태극기(한나라당), 무궁화(열린우리당, 민주당), 장미꽃(민주노동당) 등을 당선 상징물로 준비한 상태. 개표가 끝나면 각 후보의 이름에는 당선 상징물이 붙여지게 된다.

◆ 한나라당, '고요속 긴장'

선거 당일 오후 한나라당의 천막당사는 조용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취재진이 몰려왔지만 오히려 더 조용하다. 당직자들은 말을 아꼈고 얼굴은 굳어 있었다. 박근혜 대표 선출 후 '침묵'을 주요 무기로 내세웠던 한나라당은 선거 당일까지 침묵의 분위기와 이미지를 지켜나가려는 듯 보였다.

한나라당 천막은 총 3개. 대표실, 대변인 실 등은 소형 컨테이너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선거에 대한 반응을 볼 수 있는 곳은 TV가 설치된 상황실 한 곳 뿐이다. 그러나 50평 되는 좁은 천막에 들여놓은 TV만 7대. 거기에 몰려든 취재진의 카메라만 해도 이미 천막 안이 모두 채워진 상태다.

천막당사라는 불편함도 있겠지만 '공룡당, 차떼기당'의 이미지를 버려야 하는 한나라당으로서는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상황실 역시 호화스럽게 꾸밀 수 없는 입장. 후보자의 사진과 이름을 나열한 천막 한쪽 면이 장식의 전부다. TV 역시 대형은 단 1대 뿐. 게다가 TV가 일렬로 붙어있어 개표방송이 시작한다고 해도 각 방송사의 방송을 집중해서 지켜보기 힘든 상황이다.

덕분에 대변인실에서는 취재기자들에게 출입에 대한 제한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개표방송이 시작되면 인터넷 등 소수 언론들의 취재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보도국이 아닌 방송 시사프로그램 등도 취재를 제한하겠다고 밝힌 상태. 인터넷 신문의 경우 기존 출입기자가 아니면 펜기자라 할지라도 취재를 제한하겠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설명이다.

오후 4시 반, 선거종료를 약 1시간 반 앞두고 여전히 당직자와 관계자들의 움직임은 조용한 편이다. 박 대표는 오전 7시 대구 달성에서 한 표를 행사한 후 오전 9시 경 상경했으며 아직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한나라당의 당선자 상징물은 로고송 '태극기 휘날리며'와 연관있는 태극기로 200개의 태극기가 준비됐다는 것이 상황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 민주당, '원내 교섭단체 걱정 분위기'

50년 전통 야당인 민주당은 탄핵역풍으로 인한 지지도 하락과 당 내분사태로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추 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를 시작한 뒤 호남권부터 불고 있는 '추풍'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추풍'이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확산돼 평화민주세력을 지켜주리란 기대다.

평화민주세력을 자임하는 민주당의 선거전략은 15일 투표 당일에도 나타났다.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투표를 마치고 임진각에서 열린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희망날리기' 행사에 참가한 것. 여기서 한 지지자로 부터 네잎클로버를 전해 받았다고 한다.

장전형 대변인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네잎클로버를 실제로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소 40석 이상은 희망할 수 있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당직자 대다수는 당장 원내 교섭단체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오전 일찍 투표를 마친 사람은 당사에 와 있지만, 투표율과 당선 가능한 의석 수에 대해서는 대부분 말이 없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부터 6층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추미애 위원장과 선대위 지도부, 당직자들이 모여, 개표 상황을 지켜본다. 반면 조순형 대표는 대구 수성갑 지역구에서 투표를 마치고 대구에서 개표를 지켜본 후 6일 서울로 상경할 예정이다.

민주당 개표상황실에는 개표방송을 위한 TV 4대와 20여개의 의자가 비치됐다. 당선자 상징물은 무궁화꽃. 몇개가 당선자에게 돌아갈지 알 수 없으나 민주당은 과반수를 의미하는 150개를 준비했다.

우리당 상징물과 같다. 이에대해 상황실 관계자는 "지난 13대 평민당 시절부터 쭉 무궁화를 사용했다"며 "열린우리당이 우리에게 배워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열린우리당, '차분하게 결과 기다려'

열린우리당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투표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5일 아침 7시30분 쯤 서초3동 신중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한 정동영 의장은 이후 영등포 당사로 돌아와 계속 단식에 임하고 있다.

투표장에서 정 의장은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내일이자, 희망입니다"라며 투표 참여를 부탁했다.

김근태 대표는 이날 오전 김희선, 유인태 등 총선 후보 10명과 당직자 50여 명과 함께 서울 수유동 4·19 묘역을 참배했다. 김 대표는 방명록에 "4·15총선은 미완성 혁명이었던 4·19의 최종적 승리일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영선 대변인은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우리는 미래로 전진하느냐 과거로 되돌아가느냐를 가름할 십자로에 서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힘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1층 주차장에 기자석과 중계시설을 갖춘 대형 상황실을 준비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이곳에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모여 출구조사 및 개표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열린우리당의 당선자 상징물은 여당을 상징하는 무궁화꽃으로 200개가 준비되어 있다. 원내 1당을 노리는 열린우리당의 염원이 담긴 갯수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몰려든 취재진으로 북새통'

투표종료 2시간을 앞둔 4시 현재 민주노동당이 잔뜩 고무돼 있다.

선거상황실에 마련돼 있는 여의도 당사 5층건물에는 50여명에 이르는 취재진이 모여들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많게는 이번 총선에서 10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만큼 이목이 집중돼 있다.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기는 처음인 듯 한켠에서는 기사 전송을 위한 랜(LAN)공사를 하느라, 또 부족한 책상을 들려놓느라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5층에 마련된 상황실에는 취재진과 민주노동당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오후 3시40분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 심상정 후보는 상황실에 내려와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눴다.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있을 것이란 사실을 여기 있는 수 많은 취재진을 보니 실감이 난다"며 상기된 얼굴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가는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국회의원의 지나친 권한을 의정활동에 국한시키고 나머지 필요없는 권한은 국회법을 개정해 스스로 몸을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 문제해결과 450만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법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를위해 민주노동당은 17대 국회가 구성 되는대로 '비정규직 실태 조사 특위'를 만들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민주노동당이 다른 당과 공조하는 것에 대해 '정책 중심의 공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이 내건 정책을 중심으로 공조가 필요하면 공조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도 정책 공조가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우리가 내건 정책을 받아들이는 당과 공조하겠다는 것"이라며 야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을 만들고 입안하기까지 국민들과 당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뜻을 챙길 줄 아는 국회의원이 중요하다"며 "국민의 뜻을 배반하는 것이라면 그 어떤 법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몇시간이 지나면 당선의 윤곽이 드러날텐데 소감을 한 마디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심 후보는 "후보가 됐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실감이 안난다"며 "반세기 동안 이땅의 정치는 노동자와 서민을 통치하는 정치였다"고 운을 뗐다.

민주노동당은 상황판의 당선자 상징물로 10송이 이상의 장미꽃을 준비했다. 장미는 진보를 상징하는 꽃이다. '세계여성의 날'(3월8일) 기원이 된 1908년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 시위에 등장했던 '빵과 장미'에서 유래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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