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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정치인


 

'고난받는 예수'를 영화로 본 사람들은 먼저 정치인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예수가 지상에서 보낸 마지막 12시간의 고행을 다룬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를 본 관람객들에게 '이 영화를 꼭 봐야 할 사람이 누구냐'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많은 사람이 '16대 국회의원과 17대 총선 후보자들'이 꼽았다.

관람객중 42%가 그렇게 답했다. 데이브 앤 파트너스가 서울극장과 씨네시티에서 '패션…' 영화를 보고 나온 32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이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비판치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 정죄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정죄를 받지 않을 것이요.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

신약 곳곳에 나타나 있는 예수의 메시지는 지금 우리에게 남다르게 다가온다. 관람객들은 무엇 때문에 이 영화를 정치인들에게 권하고 있는 것일까.

설문조사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본 이들의 관람기를 통해 어느정도 유추해 볼 수는 있을 듯 하다.

'패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네티즌 대부분은 '무한한 사랑'에 대한 갈망과 존경심이 묻어 있다. 백성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에 대한 믿음과 존경의 표현이다.

한 네티즌은 "예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는가를 알았다"라며 "예수께서 빌라도 통치 아래 고난을 받으셨다는 말만 들었지 그 정도로 고통스러웠다는 사실은 영화를 보고 처음 알았다"라고 되뇌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우릴 위해 고된 희생하시고…"라며 촉촉한 눈망울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원래 그 눈물과 고통, 아픔은 우리의 것이었는데 대신 짊어지고 가신…"이라고 영화 본 소감을 전했다.

예수가 '그 시대의 백성'을 위해 모든 책임을 홀로 지고 고난의 길로 가는 모습에서 이 시대 한국 정치인의 모습이 오버랩(overlap)된 것은 아닌지. 오버랩 된 정치인의 모습은 그러나 예수와 무척이나 거리가 먼 모습이었을 것이다.

불법 정치자금에서 "나를 대접하라. 나는 국회의원이다"는 문구를 떠 올렸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소추를 머리속에 그리면서 "정죄하지 말라고? 흥~정치는 서로 죽이고 죽이는 싸움"이라는 삭막한 말에 부닥쳤을 지 모른다.

정치인의 끝없는 싸움질을 보면서 국민은 "백성을 위하기 보다는 자신의 부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이란 씁쓸한 현실을 되뇌였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주는 고난주간이다. 돌아오는 일요일은 부활절이다. 특정 종교의 의미를 떠나 예수의 고난이 이 시대 정치인들에게 무엇을 던져주고 있는지 정치인들은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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