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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록 총정리로 다시 보는 탄핵 정국


 

지난 12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수없이 많은 말이 쏟아졌다. 직업 정치인의 말은 물론 네티즌의 주장까지 탄핵정국속 에서 대한민국 전체가 술렁거렸다. 사이버 공간은 탄핵으로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각종 포털 검색순위에는 탄핵과 관련된 키워드가 10위권 안에 포진했다.

탄핵심판을 맡은 헌법재판소는 오는 30일을 첫 변론기일로 잡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불참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일이 연기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을 두고 국민들은 분노했다.

국민들은 "주권이 찬탈당했다" "국민의 여론없이 193명의 의원이 단행한 탄핵안 가결은 무효"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 목소리는 지난 20일 광화문에 수십만명이 운집하는 '촛불축제'로 모아졌다.

탄핵가결이후 몇몇 정치인들의 '수준에 덜 떨어진 말'들에 대해서 국민들은 "정말 한심하다" "도대체 국회의원 맞나"는 등 '말짱돌'을 던졌다. 그들의 생각없는 말들은 사이버공간에 곧바로 전파돼 호된 질책을 당했다.

탄핵안 가결이후 대한민국은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집중됐고 억지 주장을 내놓는 정치인은 칼날같은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 민노당 노회찬 선대본부장, "야당은 방송에 감사하라"

노회찬 민노당 본부장의 어록이 인기절정이다. 노 총장은 "새까매진 50년 된 삼겹살 불판을 이젠 갈아야 한다"는 말로 50여년 동안 변함없이 이어져 온 국내 정치판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말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탄핵과 관련해 야당의 '편파방송' 지적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노 총장은 20일 KBS 토론프로그램에 출연, "한나라당, 민주당은 이번 탄핵소추가 잘한 일이라고 하면서 왜 방송에서 그 부분을 계속 반복방송하는 것을 싫어하십니까. 오히려 방송에 감사해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일침했다.

◆ 대통령직속기구의 '탄핵 반대' 시국 선언문

의문사위원회 직원 43명이 탄핵을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19일 발표. 조사과장 4명 전원과 전문위원인 유한범씨외 33명이 참여한 선언문에서 이들은 '국민주권 찬탈행위를 규탄한다'고 선언했다.

시국성명서에서 "3월12일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무소속 국회의원 193명이 가결한 대통령 탄핵안은 4·15 총선을 불과 한달 가량 앞두고 거스를 수 없는 물갈이 심판에 직면한 부패한 수구부패 정치배들이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3월13일…범국민행동, "탄핵무효때까지 촛불시위한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 500여 시민단체는 13일 '탄핵무효·민주수호를 위한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을 결성, 탄핵무효가 선언될 때까지 촛불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매일 서울 광화문과 전국 각 지역에서 촛불시위가 진행됐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에는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시위가 아닌 '축제'에 참가했다. 그들의 손과 가슴에는 '탄핵무효'라는 문구가 출렁거렸다.

◆ 탄핵어록을 통해 본 탄핵의 부당성

○…손석희 아나운서, "알면서 왜 하셨습니까"

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이 11일 MBC 100분 토론회에서 손석희 아나운서에게 직격탄을 맞았다.

장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지지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노 대통령의 정략입니다. 탄핵을 기다리며 버티기하고 있었던 거지요"라고 말하자 손 아나운서가 "알면서 왜 하셨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장 의원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유시민 의원, "국회에 대화가 통하는 사람 보내달라"

12일 SBS의 '이것이 여론이다'에서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이 던진 말이다.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은 자꾸 시민혁명을 선동해 사회를 바꾸려 한다"고 말하자 유 의원은 "우리가 국회에서 이런 수준의 대화를 합니다. 여러분은 이게 국회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제가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제발 저희 국회에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보내 달라는 겁니다"라고 말해 네티즌으로부터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박상희 의원, "국민들은 국회 통과 법률 알 필요 없다?"

박상희 민주당 의원의 어록은 사이버 공간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는 13일 KBS의 '생방송 심야토론'에 출연, 거침없는(?) 자기만의 생각을 펼쳐 네티즌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국회 통과된 법률을 잘 알지도 못하는 국민들이 알 필요가 없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고…헌법 말고는 모른다고…."(외국의 탄핵 추진 사례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침에 회사 나가서 결재하고 시간이 남으면 국회에 간다."

이후 그의 발언은 사이버 공간을 휩쓸면서 네티즌으로부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세상을 사는 것이냐", "개그도 이보다 더한 개그는 없을 것이다"는 등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이트 게시판에는 항의성 메일이 폭주했다.

◆ KBS 한 PD, "TV 쇼는 이제 죽었다"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일간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KBS의 한 PD(프로듀서)는 "정치 상황이 정말 재미있는 버라이어티쇼인데 누가 TV 쇼를 보겠어요"라고 말해 모든 국민이 시사 관련 토론 프로그램에 집중되고 있음을 밝혔다.

정치가 지금처럼 '버라이어티'하고 관심의 집중대상이 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의미로 던진 말이었다.

◆ 3월12일…박관용, "자업자득이다! 쾅쾅쾅!"

탄핵이 가결되던 날. 국회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국회 경위들이 열린우리당 의원을 한명한명 끌고 나갔다. 야당의 적극적 협력속에 박관용 국회의장의 의장석 진입작전이 성공한다.

박 의장은 곧바로 '대통령 노무현 탄핵소추안'을 상정했고 표결에 들어갔다. 결과는 가(可) 193, 부(不) 2표로 "대통령 노무현 탄핵소추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한다"는 박 의장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박 의장은 12일 본회의 사회 도중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자업자득(自業自得)이야”라고 잘라 말했다.

◆ 3월11일…홍사덕, "대통령은 사실상 탄핵됐다"

국회 표결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 농성에 들어갔다. 국회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본회의장을 서성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회의를 열 수 없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홍사덕 총무가 또 한번 비장한 어록을 남긴다.

홍 총무는 11일 "어제 저녁 8시로 노무현 대통령은 사실상 탄핵됐다"며 "남아있는 것은 국회 표결절차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과 철옹성같은 협약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홍 총무는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와 매일 아침 조찬을 같이하면서 점검을 해왔고 당직자는 물론 중진의원님들이 각각 분야를 맡아 점검 해주셨다"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 3월9~10일…홍사덕, "일사불란한 전선 형성하라"

11일 국회가 소집되기 전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연합전선이 형성된 시기였다. 9일 홍사덕 당시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한나라당은 한 덩어리가 돼 탄핵에 일사불란한 전선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10일엔 민주당이 이에 손을 들고 환영하는 답가를 불렀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는 '탄핵 필수론'을 들고 나왔다. 노 대통령이 사과하더라도 탄핵은 그대로 간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조 대표는 "지금 단계에서 노 대통령의 사죄는 의미가 없다. 사과를 별로 기대하지도 않는다. 탄핵안 표결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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